본문 바로가기
여행기

충주의 문화유적을 찾아서 2 -국보 6호 중앙탑

by 황교장 2008. 7. 13.

충주의 문화유적을 찾아서 2 -국보 6호 중앙탑

 

탄금대에서 보면 중앙탑은 아주 잘 보일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있다. 중앙탑의 공식 명칭은 ‘중원탑평리칠층석탑(中原塔坪里七層石塔)’ 이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중앙탑으로 많이 불린다. 중앙탑이 있는 곳이 바로 통일 신라의 제일 중앙에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기 때문이다.

십수 년 전 친구와 함께 이곳에서 며칠을 보낸 적이 있다. 그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시절은 여유가 많고 낭만적이었다. 남한강변에 텐트를 치고 낮에는 바둑을 두고 무협지를 읽다가 더우면 물놀이를 하고, 지치면 낮잠을 잔다. 해가 지면 주(酒)님과 함께 긴 소리 짧은 소리를 하면서 인생이 무엇인지, 철학과 종교 등 밑도 끝도 없는 이야기를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서로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아무런 여과 장치도 없이 주고 받곤 하였다. 그 중에서 어린아이 장난 같은 내기를 하기도 했었다. ‘신라시대 석탑 중에서 어느 탑이 가장 높은가?’ 나는 감은사지삼층석탑에, 친구는 중앙탑에 걸었다.

자료를 찾아보니, 감은사지 삼층석탑(국보 제112호)은 13.4m, 중앙탑은 14,5m였다.

결국 그날 술값은 모두 내 몫이었다. 통일신라 석탑 중에서 제일 높은 탑이 중앙탑이다.

중앙탑에 대한 문화재청의 설명을 보면,

“남한강의 아름다운 경관과 잘 어우러져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석탑으로, 당시에 세워진 석탑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우리나라의 중앙부에 위치한다고 해서 중앙탑(中央塔)이라고도 부르는 이 탑은 2단의 기단(基壇) 위에 7층의 탑신(塔身)을 올린 모습이다.

높은 탑신을 받치기 위해 넓게 시작되는 기단은 각 면마다 여러 개의 기둥 모양을 새겨 놓았고, 탑신부의 각 층 몸돌 역시 모서리마다 기둥 모양의 조각을 두었다. 몸돌을 덮고 있는 지붕돌은 네 귀퉁이 끝이 경쾌하게 치켜 올려 있어 자칫 무겁게 보일 수 있는 탑에 활기를 주고 있으며, 밑면에는 5단씩의 받침을 새겨 놓았다. 탑 정상의 머리장식은 보통 하나의 받침돌 위에 머리장식이 얹어지는 신라 석탑의 전형적인 양식에서 벗어나, 이중으로 포개어진 똑같은 모양의 받침돌이 머리장식을 받쳐주고 있다. 기단에서의 기둥조각 배치, 탑신의 몸돌과 지붕돌의 짜임수법으로 보아 통일신라 후기인 8세기 후반에 세웠을 것으로 추측된다. 전체적으로 규모가 커서 웅장하기는 하나 너비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듯하여 안정감은 덜하며, 세부 수법이 약화되고 섬약해져 있어 당시의 경향이 그대로 나타나 있다.

1917년 탑을 보수할 때 6층 몸돌과 기단 밑에서 사리장치와 유물이 발견되었는데, 특히 6층 몸돌에서 발견된 거울이 고려시대의 것으로 밝혀져 탑 조성 이후 고려시대에 와서 2차 봉안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비교적 쉽게 설명되어 있다.

1917년에 해체 보수되었는데, 이때의 잘못으로 원형(原形)과 달라진 부분이 많아졌다고 한다.

자세히 탑의 기단을 살펴보면 탱주의 간격이 고르지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상하 각각 10여 매의 장대석(長臺石)으로 구성되어, 각 면에는 3주(三柱) 혹은 4주(四柱)씩의 탱주(撑柱)가 있으나 간격이 고르지 않은 것은 수리 때의 잘못으로 보인다. 갑석(甲石) 상면의 받침은 하층기단에는 각형(角形)과 호형(弧形)의 2단이고, 상층기단에는 각형(角形) 2단이어서 신라 석탑의 전형 양식을 지키고 있다.

탑신부는 5층까지는 탑신석과 옥개석이 각각 여러 개의 석재로 구성되었고, 6층부터는 한 개의 돌로 되어 있다. 각층 탑신석에는 우주형(隅柱形)이 있고 옥개석 받침수는 각층 5단씩이다. 그리고 탑의 상륜부를 보면 노반이 두 개임을 알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 석탑의 유일한 형태이다. 상륜부에 남아 있는 것은 두 개의 노반 위에 복발이 놓여 있고, 복발 위에는 연꽃이 피어오르는 모습의 앙화가 있다. 상륜부를 구성하는 보륜, 보개, 수연, 용차, 보주는 달아나고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처음부터 만들지 않았다고는 볼 수 없다. 이처럼 웅장하고 화려한 탑이 상륜부를 온전하게 살리지 않았을 경우는 상식적으로도 이해가 가지 않기 때문이다.

요즈음 지방자치단체에서 문화재 해설사를 상주시켜 문화재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해 준다.

이분들은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수준별 수업을 해 주는 것이다. 부산에서 온 교장 연수단이라고 하니까 수준을 최고로 높여서 설명을 하신다. 나름대로 많이 유익한 부분이 많다. 특히 우주와 면석을 불균형적으로 짜 맞춘 부분에서는 한 수를 배웠다. 내가 봐도 복원할 때 잘못한 것 같다.

이만하면 탑에 대한 전문적인 설명은 거의 다 한 셈이다.

이곳 충주의 남한강을 이야기 하면서 빠뜨리면 서운한 게 있다. 바로 신경림 시인이다. 시인은 이곳 근처인 충주시 노은면 연하 1리가 고향이다. 현대시들은 마음에 와 닫는 것이 잘 없는데, 성장 환경이 나와 비슷한 강변에서 자라서 그런지 시인의 시가 가슴에 와 닿는다.

신경림 시인의 약력을 간단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935년 충주에서 출생1956년 < 문학예술>로 등단시집 < 농무>,< 새재>,<담 넘세> < 가난한 사랑의 노래>,<길>,<쓰러진 자의 꿈>, <남한강> 등 만해문학상, 대산문학상, 공초문학상, 이산문학상, 한국문학작가상, 단재문학상 등을 수상한 대표적인 시인이다.

이 중에서 마음에 닿는 시를 감상하고자 한다.

 


 

 

1. 목계장터

하늘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고

산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

하늘은 날더러 구름이 되라 하고

땅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네

청룡 흑룡 흩어져 비 개인 나루

잡초나 일깨우는 잔바람이 되라네.

뱃길이라 서울 사흘 목계 나루에

아흐레 나흘 찾아 박가분 파는

가을볕도 서러운 방물장수 되라네.

산은 날더러 들꽃이 되라 하고

강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

산서리 맵차거든 풀속에 얼굴 묻고

물여울 모질거든 바위 뒤에 붙으라네

민물 새우 끓어 넘는 토방 툇마루

석삼년에 한 이레쯤 천치로 변해

짐부리고 앉아 쉬는 떠돌이가 되라네

하늘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고

산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

 

목계장터는 남한강변에 자리 잡은 작은 마을이다. 그러나 1910년대까지만 해도 중부지방 물산의 집산지였다. 남한강변의 많은 나루터 중에서 가장 번성하였던 곳이라 한다. 지금은 다리가 건설되어 나루터는 흔적조차 찾을 길이 없다.

 

2. 갈대

 

언젠가부터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우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3. 비 오는 날의 커피 한 잔

 

비가 오는군요.

제 손이 좀더 길다면

그대 있는 곳까지 뻗어

커피를 타 드리고 싶군요.

제가 차리진 않았지만,

바지락 대 여섯 개 얹어

조미료를 안 넣고 끊인 순수한

손수제비도 사드리면

더욱 좋구요.

비가 오니 마음까지

젖어, 따뜻이

불을 때야겠습니다.

인간은 나약해서

이런 날

불이라도 때지 않고

커피라도 마시지 않으면

마음은 더욱 쓸쓸해집니다.

바람이 일어 고인 물이

찰랑찰랑 흔들댑니다.

지금 오는 비에

정이 들 듯이

그대와도 정 들면

좋겠어요.

 

 충주의 남한강은 산과 강 들판과 탑, 시인의 노래가 함께 공존하는 아름다운 곳이다. 이처럼 아름다운 들판과 탑이 수몰될지도 모른다. 바로 경부 대운하다. 새 정부의 정책 중에서 해서는 안되는 정책이 있다. 바로 경부 운하다.

이곳은 예로부터 수로 교통의 요지이다. 따라서 경부 운하가 만들어지면 이곳이 가장 중심에 놓이게 된다고 한다. 그러면 지금의 지도는 완전히 바뀌게 될 것이다.

자연은 자연 그대로 두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다. 만약에 이곳에 운하를 만든다면 아마도 자연 생태계의 질서가 파괴되어 그 재앙은 우리 인간에게 올 것이다.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그런 정책이 필요하다. 제발 경제성장도 좋지만 자연을 더 이상 괴롭히지 않았으면 한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중원고구려비로 향했다.

 

 

7

 Yesterday all my troubles seemed so far away
Now it looks as thought they're here to stay
Oh I believe in yesterday
Suddenly I'm not half the man I used to

There's a shadow hanging over me
Oh yesterday came suddenly
Why she had to go I don't know she wouldn't say
I said something wrong now I long for yesterday
Yesterday love was such an easy game to play
Now I need a place to hide away
Oh I believe in yesterday
mm mm mm mm mm mm mm ..

어제는
모든 걱정이 멀리 간 것 같았어
그러나 지금은
걱정이 밀려오는 것 같아
오, 나는 어제를 다시 그리게 돼
갑자기
나의 마음에 늘 있던 반달이 생각나
거기엔 내가 가까이 할 수 있는 그림자가 있었지
오, 어제가 다시 올 수 있다면
왜 그녀가 떠나야 했는지 난 몰라
그녀는 구태여 이유를 말하지 않았어
그녀가 떠날 때
난 어제를 그리워한다고 말했어
어제는,
어제의 사랑은 정말 쉬운 게임이었나봐
지금 나는 숨을 곳이 필요해
오, 어제는 정말 믿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