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살 11-공망살
며칠 전 몇 분의 지인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요즘 블로그에 새 글을 올리지 않아 몸이라도 아픈지 궁금하여 전화를 했다고 한다.
그 동안 방송통신대학교 중문학과 기말 고사 준비도 하고 개인적인 다른 일도 있어 상당 기간 동안 블로그에 글을 올리지 못했다.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신 독자분들에게 죄송함을 전하면서 시중에 혹세무민하는 살 중에 하나인 공망살에 대해 쓰고자 한다.
공망(空亡)을 한자로 풀이하면 빌 공(空)자와 망할 망(亡)자를 쓴다. 즉 ‘비어 있다. 허망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공망은 다음과 같다.
甲子 乙丑 丙寅 丁卯 戊辰 己巳 庚午 辛未 壬申 癸酉 일주는 戌亥가 공망이다.
甲戌 乙亥 丙子 丁丑 戊寅 己卯 庚辰 辛巳 壬午 癸未 일주는 申酉가 공망이다.
甲申 乙酉 丙戌 丁亥 戊子 己丑 庚寅 辛卯 壬辰 癸巳 일주는 午未가 공망이다.
甲午 乙未 丙申 丁酉 戊戌 己亥 庚子 辛丑 壬寅 癸卯 일주는 辰巳가 공망이다.
甲辰 乙巳 丙午 丁未 戊申 己酉 庚戌 辛亥 壬子 癸丑 일주는 寅卯가 공망이다.
甲寅 乙卯 丙辰 丁巳 戊午 己未 庚申 辛酉 壬戌 癸亥 일주는 子丑이 공망이다.
예를 들면 나의 사주에서 일주가 甲子이면 나의 공망살은 戌亥이다. 연지, 월지, 시지에 술이나 해가 있으면 공망살이다. 공망살이 사주에 있으면 비어 있다는 뜻이므로 아무것도 이루어지는 것이 없다고 말한다.
연지가 공망이면 조상의 음덕이 부족하여 초년에 고생을 하고, 월지가 공망이면 부모형제복, 주거 및 주택운이 없고, 연주에서 본 일지가 공망이면 배우자와 인연이 없고 부부관계가 원만하지 못하고, 시지가 공망이면 자식과 인연이 없고 말년에 고독하고 불우하다고 일반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공망의 종류도 많다. 순공, 진공, 반공, 좌공, 사대공망 등 무시무시한 내용을 많이 담고 있다. 그러나 이는 오행이론에 비추어 보면 많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위의 표를 자세히 보면 60갑자를 순서대로 10개씩 여섯 등분한 것이다. 즉 10간과 12지의 배열이다. 간은 10개인데 반해 지지는 12개다. 간지가 짝을 맞추다가 11번째와 12번째에서는 지지가 두 개가 남는다. 이 남는 지지가 공망이다.
따라서 60갑자를 순서대로 나열하면 甲子 乙丑 丙寅 丁卯 戊辰 己巳 庚午 辛未 壬申 癸酉에서 다시 甲戌 乙亥로 시작된다. 따라서 일주가 위와 같이 배열되는 간지에는 다시 시작되는 甲乙의 지지인 戌亥가 공망인 셈이다.
쌍봉사 철감선사부도
공망살에 대해 「연해자평」에는 다음과 같이 해석하고 있다.
“사주에 공망인 지지가 육합, 삼합, 칠충이 되면 공망이 안되고, 사주에 공망이 있는데 다시 대운에서 공망을 만나면 공망이 아니다. 흉신이 공망이 되면 길하고, 길신이 공망이 되면 불길하다. 공망이 있고 신왕하면 허명만 있고, 도량은 관대하다. 연지 공망은 고생이 많고, 월지가 공망되면 형제가 적고, 시지가 공망되면 허영심이 강하고 자식복이 없으나 사주 전체가 공망이면 오히려 귀명이다.
건록이 공망이면 유명무실이고, 재성이 공망이면 재물에 욕심이 없고, 관성이 공망이면 명예에 관심이 없다. 그리고 인성이 공망이면 남의 도움을 원치 않는 자립적인 사람이고, 식신이 공망이면 소극적인 사람이다.”
그러나 「명리정종」에서는 “집설(集說)에 말하기를 인명에 공망이 있으면 당주가 총명하다”고 하였다.
사주의 고전을 대표하는 이 두 저서에서도 공망을 다르게 해석을 한다.
그리고 그 이후에 저술된 사주학의 교과서격인 「궁통보감(窮通寶鑑)」, 「적천수징의(滴天髓徵義)」, 「자평진전(子平眞詮)」, 「명리신론(命理新論)」 등에는 공망살을 중요하게 취급되지 않고 있다.
이처럼 고전에서조차도 공망을 중시하지 않는데 일반철학관에서는 아주 중시하고 있는 것 같다. 이는 이석영선생의 사주첩경(四柱捷徑)이나 박재완선생의 명리요강(命理要綱)에서 비판이 없이 그대로 수용을 하고 있는 내용을 답습한데 그 원인이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낭월스님과 김동완선생은 “공망살은 이론적으로나 임상적으로 가치가 전혀 없다”고 주장을 한다.
공망이 발생하는 이유를 보면 십간과 십이지가 자연스럽게 짝을 찾아가는 과정인데 이것을 10개씩 묶어서 빠진 두 개의 지지에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된다. 60갑자의 순수한 오행 자체에 의미를 두어야 한다.
사주공부를 처음 시작할 때 공망살 때문에 많은 혼란을 격은 기억이 난다. 일단 공망살은 무시하고 이런 것이 있구나 라고만 알고 넘어가면 될 것이다. 이후에 나름대로 사주에 대한 통합된 사고를 갖추었을 때 다시 연구해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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