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마지막 남은 경주의 비장처인 무장사지로 향한다.
무장사(鍪藏寺)는
문무왕이 삼국을 통일한 뒤 병기와 투구를 매장한 곳이다
박물관 앞에서 직진하면 분황사를 거쳐 보문단지까지
벚꽃을 감상하면서 갈 수 있다.
보문단지 안에 큰 물레방아가 돌아가고 있는데
물레방아 뒤쪽으로 가면
벚꽃이 터널을 이루는 아름다운 언덕길 사이로 300m 쯤 오르면
바로 덕동호 뒤편이 나온다.
이 마을이 암곡동이다.
마을의 주 계곡을 따라 계속 올라가면 된다.
덕동호의 주된 수원지인 무장사지 계곡이다.
운전에 자신이 없는 사람은 암곡동 왕산마을
새마을 구판장에 차를 세워 두면 된다.
계곡입구에 표지판이 있다.
무장사지까지는
물길을 13번 건너야 된다.
봄의 물은 가을 물에 비해 덜 깨끗한데도
이곳 계류는 수량도 풍부하고 옥수이다.
무장사지 계곡
계곡 위에 핀 진달래
한번만 건너도 피안의 세계로 간다는데
13번이나 이 맑은 물을 건너 피안의 세계에 도달했으니
얼마나 마음이 청정하겠는가.
삼국유사에도 무장사 지세에 대해
“그윽한 골자기가 너무 험준하여 마치 깎아 세운 듯하므로 깊숙하고 침잠하다”라고 기술되어 있다.
봄날의 정취에 빠진 어떤 이는
길이 하도 좋아서 길만 보고 무작정 걷다가
무장사지 표지를 지나쳐 산 정상까지 갔다가 되돌아 온 적이 있다.
그 멋쟁이 왈
위쪽의 경치는 정말 환상적이어서
이정표를 지나친 게 너무 다행이란다.
입구에서 약 2km 정도 가면
두 계곡이 만나는 합수머리가 나온다.
계곡 건너편 숲 사이에 고아한 삼층석탑이 흐릿하게 들어 온다.
멀리서 본 석탑
대개 합수머리는 명당이라고 하는데
무장사터도 마찬가지다.
표지판에 화살표 50m로 표시되어 있으니
더 가지 말고
표지판이 있는 그 곳에서 바로 계곡을 건너야 한다.
무장사터에는 삼층석탑(보물 126호)과
아미타조상 사적비 이수 및 귀부(보물 125호)가 있다.
이곳에는 이수와 귀부만 남아 있고
이 아미타조상 사적비의 조각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아미타조상 사적비 이수 및 귀부
깨진 석등과 기와
작년 학생들 졸업여행 때 국립중앙박물관에 본 기억을 되살려 보았다.
사적비 조각에 쓰여진 글씨는
왕희지 글의 집자라고 유홍준 교수의 완당평전에 기술되어 있다.
석탑
면석에 새겨진 안상
주변에 남아 있는 기와장과 토기
깨어진 기와조각과 석등은
천년의 세월을 넘어
인생의 무상함이
내 가슴 속으로 저미어 왔다.
무장사지를 내려오는 길가엔
곱게 피어난 봄날의 야생화로 가득하다.
현호색, 대잎현호색, 진달래, 산괴불주머니, 노루귀,
양지꽃, 별꽃, 냉이꽃, 제비꽃.......
특히 3대 적선을 해야 볼 수 있다는 청노루귀는 가슴을 떨리게 한다.
산괴불주머니
개별꽃
참나리 새순
남산제비꽃
청노루귀
불국사를 시작으로,,,,,
해질녘에
무장사지까지 이어진
봄날의 경주 여행은
함께한 분들과 좋은 인연
오래오래 간직하기를
기원하면서.....
두 번 다시 못 올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될 것이다.
모든 여행은 언제나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지루한 글 끝까지 읽어준 분들에게
청노루귀 같은 사랑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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