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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엄광산 가야공원(직원연수)

by 황교장 2008. 5. 1.

엄광산 가야공원(직원연수)

 

중간고사 마지막날 직원연수를 등산 겸해서 가야공원 뒷산인 엄광산을 찾았다. 일제 강점기에는 고원견산이라고 불린 산이다. 이곳은 부산을 조망하기엔 가장 좋은 곳이 아닌가 한다.

가야공원 입구에 있는 식당에 미리 예약을 해 두고 산을 올랐다. 등산 초입에는 황매화가 지천으로 피어 있다.

 황매화

 

계절의 여왕인 5월을 하루 앞둔 산의 색감이 황홀한 연두색이다.

봄의 한가운데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계절이다.

먼저 연수에 참가한 인원에 놀랐다. 공식 출장이나 업무가 아닌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원 출석이다.

대단한 응집력이다. 그만큼 조직이 건강하다는 증거다. 화기애애한 가운데 삼삼오오로 산을 오른다.

 

  진달래(참꽃)

 

 산철쭉(개꽃)

 

 철쭉(연달래)

 

산철쭉이 한창이다. 진달래와 산철쭉을 어떻게 구별을 하느냐고 한 선생님이 질문을 한다. 불감청고소원(不敢請 固所願)이라 아는 체를 하면서 설명을 한다. 그리고 뜻밖에 보물을 발견했다. 족도리풀의 꽃이다.

족도리풀

 

 도심에 있는 산에서는 처음 본다. 다들 신기하게 들여다본다. 중간 지점인 약수터에서 시원한 약숫물을 마시고 다시 오른다.

오늘 따라 부산의 기온이 22도가 넘는다고 아침에 일기예보를 들었다. 온몸에 땀이 났다. 7부 능선쯤에 도달했다. 한 시간을 조금 넘긴 산행이다.

몇몇 분들이 돌아가자고 한다. 평소에 안하던 운동을 한꺼번에 하면 무리가 가는 것은 당연지사다. 욕심을 부리지 않고 수준별 수업을 하기로 했다.

산을 잘 타는 사람은 정상까지 다녀오고 그렇지 않는 사람은 내려가기로 했다. 내려오는 길에 하얀 큰꽃으아리를 보았다.

 

 큰꽃으아리

 

 

음식점에 도착하여 마시는 시원한 막걸리 한 사발의 시원함은 어찌 무딘 내 글로써 표현할 수 있겠는가?

지금까지 경험으로는 이 세상에서 가장 맛이 좋은 음식은 등산하고 내려와서 마시는 시원한 맥주 첫 잔이 최고다. 지금 마시는 이 막걸리 맛 또한 최고의 맛 못지 않다.

미리 주문을 한 메뉴는 식성에 따라 오리 불고기. 닭백숙, 옻닭이다.

옻닭이 몸에 좋다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평소에 주(酒)님을 너무 열심히 섬긴 덕분에 위장에 염증이 있을까봐 옻닭은 먹지 않고 오리불고기를 먹었다.

 

교무부장 왈 “소고기는 남이 사 줘도 먹지 말고, 돼지고기는 남이 사 주면 먹고, 오리고기는 지 돈 주고 사 먹어야 된다"라고 출발하기 전부터 여러 사람에게 교육을 시켜 나도 오리불고기를 먹었다. 등산한 후여서 맛이 꽤 괜찮다.

이름만 대식(大食)이지 사실은 나는 소식(小食)이다. 그런데 오늘은 이름값을 했다. 많이 먹었다.

각자 주변사람들과 재미있는 담소를 하면서 여기저기 웃음소리가 터진다. 이러한 모습이야말로 직원연수의 백미다.

 

우리 인간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조직을 떠나서는 살 수 없다고 한다. 그만큼 현대인은 조직에 얽매여 있다.

그런데 이 조직에 속해 있으나 조직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된다. 조직의 일원으로서 조직의 발전을 도모하고 그 조직을 즐겨야한다.

학교도 어차피 관료제의 병리현상을 피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러한 병리현상을 최소화할 수는 있다. 학교조직 구성원들은 개인의 자율의지에 의해서 만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인사 이동시 본인이 희망하는 순서대로 적으면 인사원칙에 따라 인사가 이루어진다. 과거에는 이러한 인사원칙이 정비가 되지 않아 편법으로 이루어진 경우가 있었으나 지금은 철저하게 원칙을 지킨다.

나의 의지와 관계없이 인연이 맺어졌더라도 이왕 만났으니 좋은 인연을 맺어야지 악연을 맺어서는 안 된다. 좋은 인연의 기본은 서로서로 이해해주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이다. 역지사지의 마음이 형성되려면 먼저 함께하는 시간이 잦아야 한다.

특히 하룻밤을 같이 숙식을 하면서 보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번 여름방학 직원연수에 다함께 참여하여 행복하고 건전한 조직문화를 만들어 평생 동지를 만드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직원 연수 장소는 선비문화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안동일대다. 이미 임청각에 예약을 해 두었다.

 

임청각 군자정

 군자정 안에 있는 퇴계 선생의 친필 임청각

 

직원연수의 순서는 학봉종택-봉정사-제비원석불-퇴계태실-퇴계종택-도산서원-신세동칠층전탑-임청각(숙박)

-내앞종택-조지훈생가-서석지-봉감모전오층석탑-주왕산 달기약수(중식)-부산의 순서이다.

미리 한 번 읽어보시어 좋은 연수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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