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살 2 - 도화살(桃花殺)
신살 중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살 중 하나가 도화살이다.
도화(桃花)는 이름 그대로 복숭아 桃에 꽃 花이다. 즉 복숭아꽃을 말한다. 이른 봄에 가장 먼저 피는 꽃이 매화꽃이고, 다음이 살구꽃, 그 다음이 복숭아꽃이다. 매화는 사군자 중에 가장 으뜸으로 치는 꽃이라서 품격이 있다. 그러나 복숭아꽃은 너무 선정적인 분홍색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복숭아로 유명한 곳은 아마 경북 영덕 근교라고 생각된다. 몇 해 전에 포항 보경사가 있는 내연산을 등산하면서 향로봉을 지나 상옥, 하옥 마을을 지나서 영덕 방향으로 나오는데 복숭아꽃이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 그 꽃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가슴이 울렁거렸다. ‘아! 바로 이것이 도화살이구나’ 라고 느꼈다.
복숭아꽃은 봄날에 사나이 가슴을 울렁거리게 하는 꽃이다. 중국영화를 보면 홍등가의 불빛이나 커튼이 대개 다 분홍색이다. 이처럼 분홍색의 복숭아꽃은 선정적이라 색정적인 이미지의 대명사가 바로 복숭아꽃인 도화인 셈이다.
도화살은 일명 욕패살(慾敗殺)또는 함지살(咸池殺), 연살(年殺)이라고도 불린다. 과거에는 궁합을 볼 때 도화살이 있으면 ‘시집을 여러 번 갈 팔자’라거나 ‘남자가 많이 따르고 애정 문제로 많은 어려움이 있는 사주’라고 했다.
자신의 사주에 도화살이 있는지 알아보는 법은 다음과 같다.
도화살은 일지를 기준으로 연, 월, 시를 찾고, 연지를 기준으로 월, 일, 시를 찾는다.
亥卯未 年에 子, 寅午戌 年에 卯, 巳酉丑 年에 午, 申子辰 年에 酉가 있으면 도화살이다.
이는 다음과 같은 원리에서 나온다.
해묘미(亥卯未) 삼합의 경우에는 제일 먼저 나오는 亥 다음에 오는 지지인 자(子)가 도화살이다.
인오술(寅午戌) 삼합의 경우에는 제일 먼저 나오는 寅 다음에 오는 지지인 묘(卯)가 도화살이다.
사유축(巳酉丑) 삼합의 경우에는 제일 먼저 나오는 巳 다음에 오는 지지인 오(午)가 도화살이다.
신자진(申子辰) 삼합의 경우에는 제일 먼저 나오는 申 다음에 오는 지지인 유(酉)가 도화살이다.
예를 들어 보자.
‘甲子년 乙丑월 丙寅일 丁卯시’인 사주를 가진 사람이 있다고 한다면
甲子년 생인 사람의 연지는 子이므로 申子辰 삼합에 해당된다. 따라서 연지가 申子辰의 경우는 월지, 일지, 시지에 酉가 있으면 이것이 도화살이다. 그런데 이 사람은 지지에 酉가 없으니 도화살이 없는 셈이다. 이것은 연지를 중심으로 본 것이다.
일지를 중심으로 보면, 일지가 丙寅일의 寅이므로 寅午戌 삼합에 해당된다. 寅午戌의 경우는 연지, 월지, 시지에 卯가 있으면 이것이 도화살이다. 그런데 이 사람은 시지가 丁卯로 卯가 있으므로 도화살이 있다.
이처럼 사주에서 연지와 일지를 중심으로 도화살을 찾아보는 것이 전통적인 방식이다. 그러나 지금은 사주에 ‘子午卯酉’가 있으면 도화살이 있다고 본다. 이는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
‘子午卯酉’는 각 계절에 있어 중심이 되는 계절이다. 따라서 힘이 아주 강렬하다. 바람은 에너지의 이동이다. 그러므로 바람기가 있다는 것은 에너지가 있다는 의미다. 도화살이 있는 사주를 바람을 피워서 나쁘다는 의미로 비판하기도 하지만 이 에너지를 좋은 쪽으로 사용하면 새로운 창조물을 만드는 근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명리학의 고전에서 설명하고 있는 도화살을 알아보자. 먼저 명나라 때의 고전인 「명리정종」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함지라 함은 인오술년일생이 묘(卯)자를 봄이요, 신자진년일생이 유(酉)자를 봄이요, 사유축년일생이 오(午)자를 봄이요, 해묘미년생이 자(子)자를 봄인 바, 생년을 위주로 하기도 하고, 일주를 표준하기도 하고, 혹 시지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연(年)을 위주로 함이 가당하다고 본다. 일명 도화살, 패살, 연살이 같다.
유미부(幽微賦)에 말하되 ‘주색으로 광망함은 도화가 연(年)을 살을 띤 때문이다.’ 라 하였고, 옥함부(玉函賦)에 ‘천덕과 함지가 함께 있으면 풍월의 정이 있다.’라고 하였다.
비결에는 ‘도화와 역마가 있으면 표탕방랑(飄蕩放浪)하는 사람이다. 또 도화가 있으면 강개(慷慨)한 마음이 있는 풍류객이다. 또 인명에 함지가 있다면 천연적으로 시비가 많고 남자라면 강개심이 많으며 여인이면 풍정이 있다.’ 라고 하였다.
통명부에는 ‘도화가 합을 띠었으면 반드시 허랑방유객(虛浪放遊客)이다.’ 라고 하였고, 조미론(造微論)에는 ‘함지가 일주의 관과 함께 있으면 처로 인하여 치부한다.’라고 하였으며, 또 ‘도화가 만일 재왕지에 임하였다면 색으로 인하여 망신한다.’라고 하였으며, 경신부(驚神賦)에는 ‘풍류파탕(風流破蕩)함이 일간이 약한데 함지가 있는 때문이다.’ 라고 하였다.
이처럼 「명리정종」에서는 아주 복잡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또한 위천리선생의 「정선명리약언」에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도화, 홍염 등의 살은 남녀의 음욕을 나타내는 징표가 된다고 하는데 단정한 열부(烈婦), 정녀(貞女) 중에서도 이 살들에 해당되는 자가 매우 많다. 또 봄꽃치고 요염하지 않은 꽃이 없는데 어찌 도화만 음화라고 할 수 있는가. 신살이 이치에 맞지 않음이 모두 이와 같은 식이다. 이치에 밝은 선비들께서는 스스로 밝혀 알아 깨우치기를 바란다.
박재완선생의 「명리요강」에서는
도화살은 연지(年支)를 위주로 보지만 일지(日支)를 표준으로 하여 보기도 한다. 고서에 ‘도화가 역마와 합이 되면 허랑방탕객(虛浪放蕩客)이다. 여인이 도화살이 있으면 바람 기운이 있다’ 라고 했다.
도화살은 미태가 주로 되었다. 옛날 명리학 책인 「금오결」에 의하면 ‘도화도 희기(喜忌, 기뻐하거나 꺼리는 것)에 따라 길흉이 다르다.’라고 하였다. 도화라고 해서 무조건 바람기가 있다고 단정하는 것은 잘못된 해석이다. 사주원국의 희기에 따라 통변이 달라진다.
이처럼 책마다 주장하는 바가 조금씩 다르다. 도화살을 바람기 있는 나쁜 살로 보는 설과, 도화살은 명리학의 해석에 있어서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는 설로 나누어져 있다. 이분들의 주장을 종합하여 내 나름대로 도화살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현대에는 오히려 도화살을 인기가 있는 살로 보고 있다.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 중에는 도화살이 있으면 더 활동적이고 더 인기가 많아 오히려 도화살이 있다는 것을 자랑으로 여긴다. 나 자신도 도화살이 있지만 이것이 문제가 된다고 생각되지 않고 오히려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리고 음악, 미술, 무용 등 예술적인 감각도 탁월하고, 감성이 풍부해서 언어 구사력과 순발력이 뛰어나고 애교도 있고 처세술도 능하다고 본다.
도화살은 아주 강렬한 에너지의 살이다. 이 에너지를 성적인 측면에서만 본다면 바람기가 많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종족보존의 측면에서 본다면 생식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성적인 에너지가 없다면 결국 인류도 멸종하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 성적 에너지를 어떻게 잘 절제하여 발전적으로 사용하는가이다. 도화살이 많은 사람들은 에너지를 승화시켜 바람직한 방향으로 인생을 계획하고 설계하여 아름답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그러므로 도화살이 많은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미덕은 절제와 승화이다.
'명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살 4-삼재(三災) (0) | 2009.01.15 |
---|---|
신살 3 - 역마살(驛馬殺) (0) | 2009.01.10 |
신살1 -삼형살과 형살 (0) | 2008.11.20 |
간지의 변화 6 - 지충 (0) | 2008.10.23 |
간지의 변화 5 -간충 (0) | 2008.10.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