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살 3 - 역마살(驛馬殺)
역마살은 신살 중에서 도화살과 더불어 가장 많이 알려진 살 중 하나이다.
역마(驛馬)는 이름 그대로 역에 있는 말이다. 각 역참에 대기시켜 둔 말을 뜻한다.
옛날에는 가장 중요한 교통수단의 하나가 바로 말이었다. 말을 중요한 지역에 배치시켜 놓은 곳이 역마인 셈이다. 따라서 사주에 역마살이 있으면 이동, 여행, 분주함 등을 나타낸다.
역마살에 대한 소설로는 김동리선생이 1948년 발표한 단편소설 ‘역마’가 있다. 경상남도 하동의 화개장터를 배경으로, 인간이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을 다룬 소설로 이 소설 속에서 역마살은 유랑할 수밖에 없다는 운명을 말하고 있다.
또한 최명희의 ‘혼불’에도 “그놈은 역마살이 들었는지 밤낮으로 싸다닌다. 역마살을 타고난 사람은 아무리 반가에 나도 끝내는 엿장수라도 하고 마는…”의 표현이 나온다.
이와 같이 역마살은 우리 문학 작품에서도 자주 등장할 정도로 우리의 일상과 함께 해오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사주에 역마살이 있는지 알아보는 법은 다음과 같다.
역마살은 일지를 기준으로 연, 월, 시를 찾는다.
亥卯未 일에 巳, 寅午戌 일에는 申, 巳酉丑 일에 亥, 申子辰 일에 寅이 있으면 역마살이다.
이는 다음과 같은 원리에서 나온다.
해묘미(亥卯未) 삼합의 경우에는 제일 먼저 나오는 亥와 충을 하는 巳가 연월시지에 있으면 역마살이다.
인오술(寅午戌) 삼합의 경우에는 제일 먼저 나오는 寅과 충을 하는 申이 연월시지에 있으면 역마살이다.
사유축(巳酉丑) 삼합의 경우에는 제일 먼저 나오는 巳와 충을 하는 亥가 연월시지에 있으면 역마살이다.
신자진(申子辰) 삼합의 경우에는 제일 먼저 나오는 申과 충을 하는 寅이 연월시지에 있으면 역마살이다.
예를 들어 보자.
‘甲子년 乙丑월 丙寅일 戊申시’인 사주를 가진 사람이 있다고 한다면
일지를 중심으로 보면, 일지가 丙寅일의 寅이므로 寅午戌 삼합에 해당된다. 寅午戌의 경우는 연지, 월지, 시지에 申이 있으면 이것이 역마살이다. 그런데 이 사람은 시지가 戊申으로 申이 있으므로 시지에 역마살이 있다.
그러나 책에 따라서는 연지와 월지, 일지를 중심으로 보아야 한다는 책도 많다. 따라서 이것 역시 확실히 정해진 규칙이 없다. 다만 옛 문헌에는 연지를 중심으로, 현대에는 일지를 중심으로 보는 것이 대체적인 경향이다.
역마살에 대해 「연해자평」이나 「명리정종」에 나와 있는 글들을 보면 복잡하다. 특히 「사주명리학대사전」(신육천저)에 나와 있는 역마살을 보면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복잡다단하다. 이처럼 역마살에 대한 문헌은 다양하다. 그 중 내 마음에 드는 두 분의 글을 인용하고자 한다.
우선 낭월 박주현스님은 신살무용론(神殺無用論)을 주장한다. 그러나 역마살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인정한 부분이 있다.
“특히 ‘역마가 충을 만나면 일생을 떠돌게 된다’는 이야기는 오행의 원리에 맞는 대목이다. 역마에 해당하는 글자는 모두 寅申巳亥로서 생지(生支)에 해당하는데, 충을 만나게 되면 인신충이나 사해충이 된다. 이런 성분이 사주에서 충을 했다면 떠돌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충돌이 사주 내에 없는데도 일지에 축토가 있고 월지에 해수가 있으면 역마가 되어 떠돌아다닌다고 하는데, 이는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
-낭월 박주현의 「알기 쉬운 합충변화」-
즉 일지가 巳인 사람이 다른 주에 亥가 있으면 巳亥 沖이라고 역마살로 볼 수 있지만, 일지가 酉나 丑인데도 다른 주에 亥가 있어도 역마살이 있다고 한다면 이는 납득이 가지가 않는다는 이야기다. 왜냐하면 酉나 丑의 특성을 무시하고 삼합인 巳酉丑을 같이 취급했기 때문이다.
낭월스님의 견해와 달리 김동완 선생은 다음과 같이 역마살을 주장한다.
“삼합과 충의 원리와는 상관없이 인신사해(寅申巳亥) 네 글자가 각각 역마살로 작용한다고 본다. 사주에 역마살이 많을수록 그 작용력이 크다. 일지에 있을 때 가장 강하고, 월지가 그 다음으로 강하고, 연지와 시지에 있는 역마가 가장 약하다. 일지에 1개만 있는 것보다는 일지와 월지에 각각 1개씩 2개 있을 때 작용이 더 크다. 같은 역마살이 여러 개 있거나 서로 다른 역마살이 섞여 있을 때 동일한 작용이 있다. 역마살의 특징으로는 활동적이고 움직임이 크다. 앉아서 일하는 직업보다 활동적인 직업을 선택하면 좋다. 비행사, 스튜어디스, 무역업, 외교관, 관광안내, 통역, 군인, 경찰, 영업계통의 직업을 선택하면 좋다.”
-김동완 「사주명리학 초보탈출」-
김동완 선생의 주장은 상당히 독창적인 설명이다.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 즉 인신사해는 각 계절의 시작이다. 寅申巳亥를 사맹(四孟)이라고도 한다. 에너지가 요동치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가만히 있으면 좀이 쑤시는 느낌이다. 따라서 활동적인 이미지를 준다.
나주 불회사 들어가는 길
나는 어릴 적부터 ‘저 산 너머에는 무엇이 있는가’ 가 늘 궁금하였다. 그래서 어린 시절에는 자전거를 타고 고향 주변을 다녔고, 성장함에 따라 오토바이를 타고 고향 주변 두루 백 리 안에는 거의 모든 곳을 다 가보았다. 그리고 성년이 되어서는 일 년에 평균 80여 일을 근 30년간을 전국을 찾아 다녔다. 그런데도 나의 사주에는 역마살이 없다.
이처럼 역마살은 다 믿을 바가 아니다. 다만 참조를 할 따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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