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송여중 부장연수3-중국계림3
계림에서 양삭까지의 거리는 65km다. 양삭(阳朔)으로 가는 길가에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 나왔다. 끝없이 이어지는 아름다운 산의 경관에 넋을 놓고 있었다.
양삭은 계림에서도 으뜸인 산수를 자랑한다. 桂林山水甲天下와 함께 阳朔山水甲桂林(양삭산수갑계림)이라는 말이 있다. 계림의 산수가 천하 최고다. 양삭의 산수는 계림에서 제일이다. 계림에서 좋고 빼어난 산은 모두 양삭에 다 모아 놓았다고 한다. 따라서 양삭의 산수가 천하에서 가장 으뜸이라는 의미다.
차는 세외도원 입구에 도착을 했다. 세외도원(世外桃源)은 진(晋)나라 때 도연명(陶渊明)이 지은 도화원기(桃花源記)에 나오는 경치를 재현해 놓은 곳이라고 한다. 그런데 너무 많은 사람이 기다리고 있어 무려 3시간 이상 기다려야 되기 때문에 월량산과 용호공원에 갔다. 월량산은 달 모양으로 산에 구멍이 뻥 뚫려 있는 곳이다. 산위에까지 오를 수가 없어서 차창으로만 보고 지나갔다. 석회암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풍광이다.
차는 용호공원 주차장에 다다랐다. 용호공원 입구에서 조금만 들어가자 천육백 년이나 살고 있다는 대용수(大榕樹)나무가 모습을 드러낸다. 용수나무인데 크다는 의미에서 대용수라고 불린다. 용수는 대만고무나무, 반얀트리, 벵골보리수라고 불리는데 푸저우(복주)의 여덟가지 기이한 일 중 하나다. 그런데 이곳에서 가장 오래된 대용수를 만났다. 나무 한 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다. 굉장하다는 말 외에는 따로 할 말이 없을 정도다. 계림의 가로수는 주로 용수와 계수나무다. 용수는 암나무와 수나무가 있다. 수컷나무는 가지에서 수염처럼 생긴 것이 내려와서 땅에 닿으면 땅에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떠받드는 기둥이 되어 한 그루의 나무가 숲을 이룬다. 따라서 천육백 년이 된 대용수는 수컷나무다. 암나무는 수염처럼 생긴 것이 내려오지 않아 500년 정도밖에 살지 못한다고 한다.
대용수를 세 바퀴 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예부터 중국 사람들도 죽기 전에 꼭 한번 보고 싶은 곳이 계림이라고 하는데 조선 땅에 태어나 계림의 산수를 즐기고 신선놀음도 해 보았으니 더 이상 무엇을 더 바랄 것인가! 무슨 소원이 더 있다면 욕심일 것이다.
공원 안에는 걸어서 물을 건널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우리 일행은 양말을 벗고 신발을 들고 강을 건넜다. 강물의 온도는 수영하기에 딱 좋다. 기분같아서는 물에 뛰어들고 싶었지만 체면상 참을 수밖에 없었다.
용호공원을 나와 저녁 식사를 하고는 인상유삼저(印象劉三姐)라고 하는 수상쇼를 보러 갔다. 인상유삼저는 장예모(張藝謨) 감독이 만들었다. 장감독은 1988년 ‘붉은 수수밭’으로 베를린 영화제 금곰상을 수상하고, 2008년 북경올림픽개막식을 총 지휘한 감독이다. 인상유삼저는 장감독이 2002년 소수민족들을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인상유삼저(印像 劉三姐)’의 '유삼저'는 유씨 집안의 셋째딸이란 뜻이고, 앞에 '인상'이 붙은 것은 장예모 감독이 중국 정부와 공동으로 중국의 명산과 호수, 관광지를 무대로 그 지역의 민화나 전설을 쇼로 만든 '인상 시리즈' 중 하나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중국 각지에서 공연 중인 나머지 인상 시리즈로는 인상 려강(印像 麗江) 차마고도 운남성 리장 옥룡설산(玉龍雪山), 인상 서호(印像 西湖) 항주의 서호, 인상 해남도(印象 海南島) 하이난, 인상 대홍포(印像 大紅袍) 무이산이 있다.
우리 일행은 시작 30분 전에 도착을 했다. 3,500명을 수용하는 야외극장인데 하루에 많게는 세 차례 공연한다고 한다. 우리가 앉은 자리는 제일 앞에서 두 번째 줄이다. 날이 밝아서 이곳의 풍수를 잘 볼 수 있었다. 두 물이 합쳐지는 합수머리에 공연장이 있다. 합수머리는 명당의 대표적인 예이다. 두 물이 합치는 지점에 기가 응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강이라기보다는 호수에 가까울 정도로 강물이 고요하게 흐른다.
우리 일행은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어둠이 서서히 밀려들자 호수처럼 보이는 강이 주 무대가 되고, 병풍처럼 둘러져 있는 아름다운 산은 배경이다. 한 폭의 진경산수화가 펼쳐졌다. 산에다가 조명을 비추어 무대의 범위를 최대한 넓혔다. 인간의 상상력으로 이렇게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이 경이롭다. 기발한 발상과 웅장한 스케일에 입이 다물어진다.
작은 등불을 단 배가 들어오면서 공연이 시작된다. 유씨네 셋째딸이 지주들의 유혹을 이겨내고 사랑하는 목동과 결혼한다는 내용이라는데, 소수민족의 말과 노래로 되어 있어 중국사람도 전부 이해하기 어렵다고 한다.
한 줄이 열 명 정도이고 약 열 줄로 나누어서 배를 타고 오가며 빨간 천을 들었다 놓았다 하면서 노래를 부른다. 소수민족복장을 한 사람들 수백 명이 늘어서서 노래를 부른다. 옷에 특수조명을 하여 시각적으로 신비하게 보이게 하였다.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환상적이다.
하이라이트는 초생달 위에서 여인이 춤을 추는데 선녀를 연상케 한다. 아마 이 여인이 유삼저일 것이다. 이 공연을 처음 했을 때는 알몸으로 추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약간 비치는 옷을 입고 춘다고 한다. 그래서 알몸으로 출 때는 망원경이 절찬리에 대여되었는데 옷을 입고난 후에는 망원경 인기가 식었다고 한다. 인간의 호기심이란...
이 쇼의 참여 인원은 700여 명으로 장예모 리강예술학교 학생과 강변 5개 마을의 어민들로 구성된다. 예술학교 학생들을 제외한 현지 주민들은 낮에는 강에서 일을 하고, 저녁에는 이 공연에 참여한다고 한다.
수입의 40%는 장 감독에게 가고 출연진은 수입의 20%를 나눠가진다고 한다. 장예모라는 거장 한 사람이 이 지역 소수민족을 먹여 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감독은 이렇게 번 돈으로 자녀를 한 명 더 낳는데 벌금으로 13억 이상을 냈다. 자녀 한 명을 더 낳는데 들어가는 벌금은 그 사람의 수입에 따라 다르다. 벌금을 내지 않으면 호적이 없어 농민공 신세로 전략하여 발맛사지 등이나 하고 살아야 한다고 한다.
공연 관람 후 우리 일행은 ‘서가재래시장’으로 향했다. 가이드는 사람 구경하러 간다고 하면서 사람들이 많으니 소매치기를 조심하라고 했다. 서가(西家)는 서양 사람들이 조성한 재래시장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정말 사람구경이다. 발 디딜 틈도 없다. 서울의 명동이나 부산의 남포동, 서면 어디에도 이렇게 많은 인파를 본 적이 없었다.
조금 둘러보고는 맥주집에 들어갔다. 그곳에는 돈을 내고 노래를 부를 수가 있는데 한 번 불러보려다가 참았다. 이곳 초시(슈퍼마켓)에서 오늘 저녁에 마실 맥주와 화주를 사고는 호텔로 되돌아왔다. 늦은 시간이라 버스는 숙소로 가고 우리 일행은 전동차를 타고 호텔에 도착했다. 이곳 양삭호텔에서 계림 3일째 밤을 우리 방에 모여서 많은 담소와 웃음으로 즐겁게 마무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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