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 믄드트 사원, 빠원사원
2017년 신도중학교 부장연수로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를 다녀왔다.
2017년 4월 29일 새벽 1시 노포동 시외버스터미널에서 11명 전원이 다 모였다. 인도네시아로 가는 비행기는 인천공항에서 타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항미팅시간이어서 첫 비행기로도 안 되고 KTX 열차로도 불가능하여 버스를 타고 갈 수밖에 없었다. 김해국제공항의 확장이 더욱 더 절실하게 느껴졌다.
노포동 시외버스터미널을 출발한 고속버스는 4시간 반 만에 인천공항에 무사히 도착을 했다.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인천공항은 인산인해다. 연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뉴스에 연휴 동안 인천공항을 빠져나가는 사람들이 20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대한민국이 참 잘사는 나라가 된 것이 실감난다.
10시 35분에 인천공항을 출발하였다. 인도네시아 국영항공인 가루다 항공은 처음 타 보았는데 승무원들이 아주 친절하고 서비스도 훌륭했다. 가루다는 힌두교의 3대신 중 유지의 신 비슈누가 타고 다니는 영물의 새다.
우리 일행 중 아무도 창가의 좌석을 배정받지 못했다는 것이 아쉬웠다. 오늘 같이 맑은 날 창가에 앉아서 아래에 펼쳐지는 풍광을 풍수로 감상하는 것 또한 크나큰 즐거움인데 이 복을 누릴 수 없었다.
가루다 항공은 정상적으로 7시간 10분만에 자카르타에 도착했다. 인도네시아는 우리나라보다 2시간이 늦어 현지 시각 3시 50분에 자카르타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7시간 넘게 비행을 한다는 것은 지루하고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그래서 장거리 비행에는 재미있는 책을 갖고 간다. 이번에 갖고 간 책은 『완공』이다. 완벽한 공부법이란 뜻이다. 공부법이라 하여 재미 없고 딱딱한 이론서인가 했는데 예상과 다르게 아주 재미있게 서술되어 있다. 거의 반 이상을 읽었다.
자카르타에서 다시 국내선 비행기로 갈아타고 족자카르타로 가야 한다. 자카르타에서 18시 25분에 출발하여 19시 40분에 족자카르타 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우리 일행을 맞이해준 가이드는 한국의 아이돌처럼 잘 생겼다. 아주 좋은 상을 가졌다. 복건성 출신 중국화교 4세이며 나이는 25살이라고 자기 소개를 한다. 이름은 수기다. 긴 이름을 줄여서 부르기 좋게 말한 것이다. 한국사람 못지않게 한국말을 잘한다.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좋은 대학은 족자카르타에 있는 가자마다대학교로 우리나라 서울대학교에 준한다.
수기는 가자마다대학교 한국어과 4학년이다. 2017년 8월에 가자마다 대학교 한국어과를 졸업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리고 전주에 있는 우석대학교에서 1년간 어학연수를 다녀왔다고 하면서 전주에 대한 강한 애정을 나타낸다. 가자마다대학교 한국어과는 2007년에 처음으로 설립되었다고 한다. 뿌리는 중국 사람이지만 중국어는 할 줄 모른다고 한다. 중국어는 어렵고 한국어는 아주 쉽고 재미가 있어 잘 배웠다고 자랑을 한다.
족자카르타(YOGYAKARTA)의 Y는 우리 발음으로는 ‘욕’이 아니라 ‘족’이 더 정확한 발음이라고 한다. 족자카르타를 줄여서 흔히 ‘족자’라고 부른다. 현재 수도인 자카르타에서 550km 떨어져 있는 족자는 인도네시아 자바섬 중남부에 있는 인도네시아의 옛 수도이다. 현재의 왕이 지역을 직접 통치하는 인도네시아 유일의 도시다.
한식당에서 저녁을 먹고는 호텔에 도착을 했다. 오늘의 간담회를 간단하게하고는 각자 숙소로 향했다. 너무 피곤하여 곯아 떨어졌다. 그런데 4시 반에 기도소리에 잠을 깼다. 무슬림들은 하루에 다섯 번 기도를 한다고 한다. 그 기도 소리에 잠이 깬 것이다.
7시에 아침식사를 하고는 8시에 모두 다 모였다. 우리 일행은 총 20명이다. 우리 팀이 11명, 부부와 딸 하나를 둔 팀, 두 부부만이 온 팀 2팀, 엄마와 딸이 온 팀이 모두다. 이들의 관상을 보니 이번 여행도 상당히 재미가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관상들이 모가 나지 않아 잘 융화가 될 것 같았다. 단체 여행에서 단 한사람만 독특해도 여행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버스를 타고 출발을 했다. 습도가 높고 더운, 적도 지방의 독특한 날씨다. 그런데 가시거리는 아주 좋다. 여행 가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가시거리다. 가시거리가 좋아야 먼 곳의 경관을 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도로는 차와 오토바이가 뒤엉켜 불안하다. 그래도 작년 여름에 간 베트남의 하노이시에 비하면 아주 양반이다. 도심에서 조금씩 벗어나자 교통량도 점점 줄어들면서 50년 전 고향풍경 같은 시골풍경들이 눈에 들어왔다.
버스는 제법 큰 탑이 있는 곳에서 멈추었다. 족자에서 처음 만나는 유적지다. 믄두트(Mendut) 사원이다.
8세기 중반 중부 자바에서 번영한 샤일렌드라(Silendra) 왕조 때 건립된 것으로 추측된다고 한다. 이는 보로부두르 사원과 비슷한 시기다. 믄두트 사원은 일종의 영묘사원이라고 한다. 영묘사원은 죽은 사람이 위대한 인물이어서 신격화된 인물의 영혼을 모시는 묘지격의 사원을 말한다.
우리나라 석가탑이나 다보탑과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증되는 믄드트 사원은 크기와 규모면에서 우리나라 탑보다는 웅장하다. 새겨진 불상도 정밀하다. 벽면에 새긴 부조들도 화려하다. 단지 차이점은 통일신라의 석탑들은 단단한 화강암에 새긴 반면에 여기의 탑은 무른 화산암의 일종인 안산암에 새겼다. 안산암이라고 하지만 제법 단단하고 조각도 아주 정교하다.
기단은 직사각형이고, 기단을 포함한 전체 사원의 높이는 26.5m이다. 이 사원은 수미산(須彌山)을 상징한다고 한다. 사원 내에는 자바 미술의 최고 걸작으로 평가되는 삼존불(三尊佛) 석상이 있다. 불상의 석재는 단단한 조면암으로 조면암(粗面岩, trachyte)도 화산암의 일종이다.
삼존불 가운데에 석가모니 부처가 있고 좌우에 문수보살과 관음보살이 협시를 하고 있다. 관음보살을 주불로 삼는 관음신앙은 현세에서 질병이나 재해 등 인간생활의 현실적인 고뇌를 해결해 주는 신앙이다. 신라의 고승인 의상이 화엄종단에서 관음신앙을 주도했다.
관음보살은 아미타불(阿彌陀佛)의 화신이다. 이 때문에 쓰고 있는 보관(寶冠)에는 아미타불의 모습이 새겨져 있다. 관음보살은 석가모니불이 입적한 이후부터 미래불인 미륵불이 나타날 때까지, 난파, 화재, 암살, 도둑, 사나운 짐승들에 의한 피해 등으로부터 세상을 지켜주기 위해 33가지의 몸으로 세상에 나타나는 부처가 관음보살이다.
아미타신앙은 원효대사에 의해서 크게 보급된 신앙으로, 불경의 깊은 교리를 터득하지 못하더라도 아미타불에 귀의한다는 뜻의 '나무아마타불 관세음보살'을 외는 염불만으로도 아미타불이 산다는 서방 극락정토에 극락왕생할 수 있다는 신앙으로 민중에게 위안을 주었다. 여기서 '나무'는 인도어로 '돌아가서 의지한다'라는 뜻이다. 따라서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은' '아미타불과 관세음보살에게 돌아가 의지한다'라는 의미다.
삼존불 중 본존불의 수인은 전법륜인이 약간 변형된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전법륜인은 양손을 가슴까지 올려 엄지와 장지 끝을 서로 맞댄 후 왼손은 손바닥을 위로 하여 펴진 마지막 두 손가락 끝을 오른쪽 손목에 대고, 오른손은 손바닥을 밖으로 향한 형태이다. 전법륜인은 부처가 깨달은 후 녹야원에서 다섯 비구에게 최초로 설법할 때의 수인이다.
또 다른 특징은 다리다. 다리를 벌리고 편안한 자세로 앉아 있다. 일반적으로 부처님은 가부좌나 결가부좌를 하는데 반해 아주 편안한 자세로 두 다리를 그냥 내리고 있다. 이러한 형태로 앉아 있는 모습은 여기서 처음 본다.
삼존불을 보고 기단과 불당 안팎에 새겨진 부조벽화를 둘러보았다. 아주 정교하고 화려하다. 탑 한 켠에는 무너진 불상과 불탑의 조각들을 한 곳에 모아 두었다. 이것들은 더 많은 탑들이 있었다는 증거일 게다.
일행 중 한 분이 저 큰 나무가 무슨 나무인지를 묻는다. 용나무라고 대답을 하자 보리수나무라고 누가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했다.
용나무라고 대답했지만 자신이 없다. 용나무라고 대답한 것은 중국 계림에서 이 나무를 처음 보았기 때문이었다. 계림의 가로수는 계수나무와 용나무다. 계림 양삭에는 대용수라는 나무가 용호공원에 있다. 나무 한 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다. 굉장하다는 말 외에는 따로 할 말이 없을 정도다. 용수는 암나무와 수나무가 있다.
수컷나무는 가지에서 수염처럼 생긴 것이 내려와서 땅에 닿으면 땅에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떠받드는 기둥이 되어 한 그루의 나무가 숲을 이룬다. 따라서 천육백 년이 된 대용수는 수컷나무다. 암나무는 수염처럼 생긴 것이 내려오지 않아 500년 정도밖에 살지 못한다고 한다.
두 번째로 본 것은 캄보디아 따프롬 사원에서 용수나무를 보았다. 사원의 건축물과 용수나무가 뒤엉켜 신비로움을 자아내었다. 그 후 베트남, 타이, 라오스, 싱가폴 등에서 이 나무들을 수없이 많이 보았다.
그런데 정작 인도에 있다는 보리수나무는 보지 못했다. 같은 나무를 지역에 따라 달리 부르는지, 다른 나무인지는 언젠가 인도에 직접 가서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었다는 보리수나무를 직접 보고 비교해 봐야겠다.
우리나라 절에도 보리수 나무가 있다. 그런데 열대식물인 인도보리수나무와는 달리 우리나라 절에 있는 보리수나무는 온대 수종이다. 불교가 중국을 통해서 우리 나라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인도보리수나무와 잎이 닮은 피나무 종류를 보리수나무라고 부른데서 기인한다고 한다. 피나무는 피나무과의 식물로 그 열매가 염주를 만드는데 사용되고, 목재로도 재질이 좋아 사찰을 짓는 데 많이 사용되는 것과도 연관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식물도감에 나오는 보리수나무는 보리수나무과의 낙엽 활엽 관목으로서 보리똥나무 혹은 뽈똥이라고 흔히 불린다. 은백색의 잎이 우아하고 높이 3-4m까지 자란다. 가을에는 붉은색 열매가 예쁘고 맛이 달면서 약간 떫다. 어릴 적 많이 먹고 자랐다.
그렇다면 인도보리수(Ficus religiosa)에 대해서 알아보자. 인도 보리수나무는 신성한 무화과(Sacred Fig)라고 하는데 장미목, 뽕나무과, 무화과나무속, 보리수나무 이다.
석가모니가 그 나무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은 이후 ‘보리수’로 이름이 바뀌었고 산스크리트어로 ‘보디 드루마(Bodhi druma)’, 또는 '보디 브리크사(Bodhi vriksa)'라 하는데 ‘브리크사’를 음역한 것이 ‘보리수’라고 한다.
문두트 사원을 나와 빠원 사원으로 향했다. 빠원 사원(Pawon Temple) 가는 길은 어릴 적 내 고향에 온 기분이 들었다. 풀이며 흙길이며 같이 놀던 동무들이 스쳐 지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아직 덜 문명화된 여행지에 가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기분이 들어 순수하고 순박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된다.
모퉁이를 돌자 믄두트 사원보다도 훨씬 소박하고 규모도 작다. 빠원 사원은 보로부두르 사원과 믄두트 사원의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 보로부두르 사원보다 조금 앞서 지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빠원사원은 샤일렌드라국 왕의 유골이 묻혀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 역시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보로부두르 사원과 빠원 사원 그리고 믄두트 사원은 일직선상에 있다. 인도네시아 불자들의 최대 축제일은 와이삭(Hari Raya Waisak)이라고 한다. 와이삭은 태음력과 태양력을 둘 다 기초한 인도 달력 2월인 비사카월의 보름날이다.
북방불교에서는 석탄일을 음력 4월 8일(2017년은 5월 3일)로 정하고 있지만, 남방불교에서는 비사카월의 보름날을 축일로 삼는다고 한다. 그래서 올해는 2017년 5월 11일이라고 한다. 우리 달력으로는 5월 10일이 보름이지만 인니식 달력은 조금 다른 모양이다. 이 축제기간이 되면 인도네시아 불교신자를 비롯한 세계의 많은 불교신자들이 모여 믄두트 사원에서 빠원 사원을 거쳐 보로부두르 사원까지 이어지는
와이삭 축제는 매년 보로부두르 사원에서 행해진다. 불자들은 축제에 앞서 보로부두르에서 약 7㎞ 거리를 행렬하는 종교의식을 거행하여 볼 거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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