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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태국 파타야

by 황교장 2016. 1. 10.

 

태국 파타야

 

방콕에서 파타야로 가는 길은 대평원이다. 만주 벌판이나 화북 평야, 화중평원에 비견될 만큼 가도 가도 끝이 없는 평야지대이다.

 한 시간 반을 달려 휴게소에 도착을 했다. 이곳에서 파타야 해변에서 신고 놀 수 있는 슬리퍼를 구입했다. 우리 돈 9천 원이다.

태국은 우리 돈이 통한다. 우리 돈 천 원은 1달러에 해당할 정도로 가치가 있다. 어떤 가게는 1달러 대신 천 원을 달라고 한다.

 

 

다시 한 시간 가량 달려 파타야에 도착했다. 파타야는 베트남 전쟁 이전에는 작은 어촌마을에 불과했다.

 그런데 베트남 전쟁에 참여한 미군들이 이곳에서 해양스포츠를 즐기기 시작한 이후로 세계적인 휴양지로 크게 발전했다고 한다.

 

태국은 지압으로 유명하다. 태국의 전통지압은 500년이라는 역사를 자랑한다. 그리고 과학적으로도 그 효과가 증명되었다고 한다. 그동안 어깨가 안 좋았는데 지압을 2시간 받고 나니 온 몸이 다 시원하다.

중국이나, 라오스, 캄보디아 등 동남아 불교 국가들이 행하는 전통 지압도 아주 효과가 좋았다. 그런데 태국의 지압도 이들 나라 못지 않았다.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는 나지만 대체의학으로서 손색이 없어 보인다.

 

 

지압을 시원하게 받고는 한국인 식당에서 한식으로 식사를 했다. 식사 후에 세계 5대 쇼에 속한다는 티파니쇼를 보러 갔다.

 

 

 티파니쇼는 태국 트랜스젠더(Transgender)들의 쇼이다. 즉 남성이 여성으로 성 전환을 한 사람들의 쇼이다.

트랜스젠더 무희들의 화려한 쇼인 티파니쇼는 세계 5대 쇼 중의 하나라고 한다. 수십 명의 아름다운 트랜스젠더 무희들이 각 나라의 춤과 노래를 하는 화려한 무대이다. 아리랑도 등장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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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파니쇼에서는 1997년부터 국제적인 아름다운 트랜스젠더를 뽑는 '미스 티파니쇼'를 해 오고 있다. 거기에서 수상한 무희들이 티파니쇼의 영광을 누릴 수 있다. 태국에는 특히 성전환 수술을 많이 한다고 한다.

 사회적으로 여성이 더 나은 대우를 받는 나라이기 때문이라 한다. 대기업에서도 의무적으로 트랜스젠더들을 일부 채용해야 된다고 한다.

 

이들은 육체적으로는 남자로 태어났지만 정신적으로는 여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의학적으로 성정체성 장애(性正體性障礙, gender identity disorder, GID). 즉 자신의 신체적인 성별이나 성 역할에 대하여 불쾌하게 생각하는 증상을 가진 사람들로 남자의 삶을 거부하고 여자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이들 중 주연급 배우의 수입은 월 천만 원이 넘지만 대부분의 수입은 자신의 몸을 관리하는 데 들어간다고 한다. 그 중 가장 많은 돈이 여성호로몬 주사를 맞는데 들어간다고 한다. 이 또한 장애의 일종이다 보니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는데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다.

이들의 수명은 회갑을 넘기지 못한다고 한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음양이 다르다. 이것이 주역의 음양이론이다. 그것을 거스르는 것은 역시 자연스럽지 않아 장애임에 분명하다. 여자보다 더 아름다운 그들의 쇼를 잘 보고도 뭔가 뒷맛이 씁쓰레했다.

 


티파니 쇼를 보고는 파타야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 투어에 나섰다. 파타야는 세계에서 호텔이 가장 많은 휴양지로 알려질 만큼 사람들이 붐빈다.

특히 지금이 연말 휴가 시즌이라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다 이곳에 모인 것 같다. 각종 인종의 전시장이다. 거리에서 마술쇼도 보고 무애타이도 보고 코브라 쇼도 보았다. 그런데 주변이 너무 소란스럽다.

인간은 꼭 이렇게 복잡하고 시끄러운 곳에서 즐거움을 찾아야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시절에는 화려하고, 번잡하고, 소란스러움이 하나의 즐거움이겠지만 지금 이 나이에는 오히려 조용하고 아름다운 곳이 더 끌린다.

번화한 거리를 뒤로 하고 톡톡이를 타고 호텔로 돌아와 하루를 마무리했다.

 

다음날 아침 6시 반에 일어났다. 아침을 먹은 후, 스피드 보트를 타고 패러세일링장에 도착했다. 하늘이 너무 맑다. 날씨도 선선하다.

우리나라 초가을 날씨다. 가시거리도 너무 좋다. 마침 일찍 도착해서 기다리는 시간이 줄었다. 조금만 늦어도 많이 기다려야 한다.

 

 

패러세일링은 처음 해 보는 스포츠다. 스피드 보트가 낙하산을 빠른 속도로 끌고 가 사람이 낙하산을 타고 하늘을 오른다. 내가 제일 먼저 탔다.

 가이드가 손을 양팔로 벌리면 더욱더 멋이 있다고 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늘 패러글라이딩이 하고 싶었지만 위험해서 못했다. 패러세일링은 패러글라이딩에 비하면 위험하지는 않다.

 

 

재미도 있다. 하늘을 난다는 것은 너무 멋이 있다. 하늘에서 본 파타야 해변은 또 다른 풍광이다. 부분만 보이는 것이 아니고 해변 전체가 다 보였다.

내가 한 마리 새처럼 느껴져 흥분이 되었다. 그러나 그 순간이 너무 짧아서 조금 아쉬웠다.

 

 

패러세일링을 마치고 스피드보트를 타고 다시 20여 분을 달리자 꼬란(Koh Lan)이라고 불리는 산호섬이 나타났다. 물빛이 에메랄드빛이다. 파타야 해변보다 물이 더 깨끗하고 모래가 아주 부드럽고 곱다.

제주도 우도의 서빈백사(西濱白沙)라 불리는 홍조단괴해빈(紅藻團槐海濱)해수욕장과 오키나와블루로 불리는 오키나와 해수욕장들의 산호해변보다도 산호사가 더욱 더 부드럽다.

일부는 씨워킹을 하러 가고 일부는 산호섬 해수욕장에서 동심으로 돌아가 수영과 해수욕을 즐겼다. 에메랄드 물빛과 맑은 날씨와 적절한 수온이 어울려 더도 덜도 바랄게 없이 최상이었다.

 

 

 

 

씨워킹에서 돌아온 우리 일행들과 합류해 함께 물놀이를 즐겼다. 그런데 이곳 물빛을 지난 8월에 같이 갔던 홍도의 물빛보다는 못하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그만큼 홍도의 물빛이 좋았다는 의미일 것이다.

홍도는 홍도대로의 특징이 있고 이곳은 이곳대로의 특징이 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여기(now and here). 비교하지 말고 매 순간을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

 

 

 

산호섬을 나와 호텔로 왔다. 산호섬의 여운이 아직 가시지가 않아서인지 자연스럽게 호텔 풀장으로 모였다.

풀장 또한 햇빛, 물빛, 주변의 열대나무와 꽃들이 어우러져 최적으로 되어 있다. 2단으로 된 풀장이 해변의 모래사장으로 바로 연결이 되어 있다. 3단의 풀장인 셈이다.

 

이곳에서 제대로 된 수영 수업이 이루어졌다. 한 번 강의를 하는데 백만 원 의 수강료를 받은 경험을 가진 최고의 강사가 일행 중에 있었기 때문이다. 모두들 즐거워한다. 지상낙원이 따로 없을 것 같다.

 

오후에는 파타야 남쪽 15km에 자리한 농눅빌리지(Nong Nooch Village)로 향했다.

농눅빌리지로 가는 길은 교통이 제법 혼잡하다. 오늘이 한 해의 마지막 날이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외국인 관광객뿐만 아니라 태국 자국민 관광객들이 더 많아 보인다. 이곳은 농눅(Nong Nooch)이라는 이름을 가진 할머니의 정원이다.

 

 

어느 날 할머니는 꿈속에서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정원에서 꽃과 나무들을 가꾸는 꿈을 꾸었다. 그런데 이 꿈을 지속적으로 꾸었다. 그래서 꿈속에서 보았던 할아버지의 정원 가꾸기를 따라 해보았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그동안 아팠던 몸이 나아 몸과 마음이 너무 상쾌해졌다. 수입도 점점 늘어나서 주변의 땅들을 더 사들이기 시작했다.

혼자서 정원을 관리하기에는 힘이들어 정원사를 더 고용했다. 점점 더 정원을 넓혀 나갔다. 마침내 모든 사람들에게 개방을 할 것을 결심했다.

 

그 결과 지금의 규모로 발전했다고 한다. 지금은 22만 평의 정원에 정원사만 23백여 명이다.

 

 

정원 덕분에 농눅마을이 생겼다. 학교, 사원, 시장까지 이곳에 다 있다. 한 바퀴 둘러보는데만 3시간 가량 소요되는 대규모 정원으로 발전한 곳이다.

 

 

이곳에서는 태국 전통 민속 무용과 무애타이, 코끼리 쇼 등을 관람할 수 있다. 우리 일행은 코끼리 트레킹부터 시작을 했다. 얼마 전 동물보호단체에서 코끼리 트레킹을 대표적인 동물학대로 정했다.

그래서 코끼리트레킹을 하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었지만 전체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방해할 수가 없어서 한 번 타보기로 했다.

 

코끼리는 지구상에 가장 큰 동물답게 크기가 엄청나다. 혹시 떨어지지나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균형 잡기가 쉽지 않다.

 

 

우리 뒤에 따라오는 코끼리 조련사는 계속 아리랑을 부르고 있다. 동남아 여행지 어디를 가나 아리랑과 K-Pop이 흘러나온다. 이젠 코끼리 쇼를 보러갈 차례다.

 

코끼리는 참 영리한 동물이다. 농구, 풍선 터뜨리기 등 다양한 묘기를 구사한다. 심지어 언어도 식별할 수 있다고 한다. 적어도 100마리의 다른 코끼리들의 소리를 식별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그런데 코끼리는 다른 동물들과 달리 조련사가 채찍을 사용하지 않고 쇠로된 뾰쪽한 갈고리를 사용한다. 즉 쇠침인 셈이다. 이러한 쇠갈고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동물학대 논란의 주범이 되었다 한다.

그런데 코끼리는 피부가 두터워 채찍으로는 감각이 없다. 그래서 자극이 가능한 기구를 사용한다. 이는 코끼리를 상하게 하지 않고 코끼리와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도구라고 주장을 한다.

이곳에 있는 코끼리는 모두 개인의 소유다. 이 코끼리들은 인간과 똑 같은 대접을 받는 가족이라고 한다. 동물보호와 동물학대를 어떻게 규정해야 할지가 혼란스러웠다.

 

 

농눅빌리지를 둘러보고는 다시 파타야로 나왔다. 나오는 길목에 태국서민들이 이용하는 야시장을 둘러보았다.

이곳에서 오징어 구이와 닭튀김 맛을 보았다. 우리나라에서 먹는 맛과 거의 차이가 없다. 특히 우리나라 치킨집에 사용되는 닭의 반 이상이 태국산이라고 한다.

 

 

태국은 빈부 격차가 아주 심한 나라이다. 한 끼 식사로 40만 원을 쓰는 사람이 있는 반면 한 달 월급이 40만 원인 사람도 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못사는 사람들이 잘사는 사람에게 시기와 질투를 하지 않는다. 이들의 사고 체계는 부자들은 전생에 공덕을 많이 쌓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단다.

우리 인생의 행복을 방해하는 요소 중 하나가 남과 비교하여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는 것일 게다.

 

저녁 식사는 호텔 야외에서 뷔페식으로 했다. 호텔의 전속 악단은 주로 우리 가요를 많이 연주한다. 서양인들이 많이 눈에 띄지만 우리나라 사람이 더 많다.

 식사 후에는 한방스파를 하러 갔다. 어제 받은 지압으로 평소에 많이 불편했던 어깨 결림이 많이 호전되었다. 한방스파를 받고 나니 더욱 좋아졌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 지친 심신을 맛사지와 지압으로 풀어주는 것이 여행의 즐거움 중 으뜸으로 여겨진다.

 

스파맛사지를 받고는 호텔로 돌아왔다. 이미 우리나라는 새해를 맞이할 시간이다. 2시간 만 더 있으면 이곳 파타야에도 대망의 2016년 새해를 맞는다.

우리 일행 모두가 한 방에 모였다. 새해 덕담과 계획을 나누는 시간이 되었다. 호호 깔깔거리며 웃음바다가 한창인데 창문 밖에서 폭죽소리가 났다.

송구영신(送舊迎新)이다.

 

 

묵은해는 가고 새해가 왔다. 해안선을 따라 10여 분 동안 화려한 폭죽쇼가 펼쳐졌다. 광안대교에서 펼쳐지는 불꽃쇼와는 또 다른 감흥이 밀려왔다.

 우리 모두 새해에는 건강하고 행복한 일만 있기를 바라면서 새해를 맞이했다.

 

 

 

다음날 대망의 201611일이다.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하고는 백만 년 바위공원과 악어농장 관광을 나섰다.

 

 

 

이곳은 1억 년이 넘는 화석나무와 괴상한 바위들과 3만여 마리의 악어, 오래된 나무들이 있는 공원이다. 특히 악어 쇼가 인상적이었다.

 

 

 심지어 악어의 입속에 조련사의 머리를 집어 넣는 아찔한 묘기를 부리고 있다. 악어 조련사는 틈틈이 악어가 살고 있는 물을 온 몸에 바른다. 이는 악어의 분비물을 몸에 묻혀서 악어가 같은 동료라고 인식하게 만들기 위해서란다.

 

악어는 온 몸이 단단한 껍질로 되어 있어 오로지 입으로만 체온을 조절한다. 그래서 악어는 평소에 자주 입을 벌리고 있다. 그런데 악어의 입천장을 만져주면 최면이 걸려 몽롱한 상태를 유지한다. 이때를 노려 손도 집어넣고 머리도 집어넣는다.


악어농장을 나와 열대과일 농장을 견학하러 갔다. 파인애플농장에서 파인애플, 망고, 두리안 등 열대과일을 맛보았다.

 

농장을 나와 방콕으로 향했다. 평소에는 차가 너무 많이 막혀 시간이 빡빡했지만 오늘은 평소보다 무려 30분 이상 일찍 도착했다. 오늘이 11일이라서 그렇다고 한다. 여유 있게 주변의 상가를 즐기다가 그랜드필 디너 크루즈에 탑승을 했다.

 

 

 

 

 

 

 

 


왕궁 구경 후 탄 통통배와는 격이 다르다. 그야말로 크루즈여행인 셈이다. 차려진 뷔페음식은 내 입맛에는 가장 좋았다. 특히 갑오징어 삶은 요리는 우리나라 갑오징어와 다를 바가 전혀 없었다. 향신료도 역겹지가 않다.

식사를 하고는 해가 저물고 노을이 깔린 차오프라야강의 경치를 감상했다.

 

왕궁과 높은 탑, 주변건물들이 지는 햇살을 받으면서 펼치는 강변의 풍광은 또 다른 감흥을 자아내었다.

 

다음은 발맛사지를 하러가는 순서다. 명절이라서 발맛사지를 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다행히 아주 잘하는 곳을 만나 발맛사지를 잘 받고는 공항으로 이동을 했다.  그동안 여행를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준 달인 가이드와 아쉬운 이별을 하였다. 내가 만난 최고의 가이드 였다.

 

 

 

인천에서 온 비행기가 30여 분 연착을 했다. 새해라 워낙 수요가 많아서 인천공항에서 늦었다고 한다. 그 덕분에 방콕 공항에서 비싸지만 맛있는 우리나라 라면을 먹었다. 35일의 태국연수를 무사히 마치고 12일 김해국제공항에 무사히 돌아왔다.

 

여행을 잘 하려면 네 거리를 만족시켜야 한다고 한다. 1. 볼거리 2. 먹거리 3. 놀거리 4. 살거리다. 이번 연수는 이 네 거리뿐 아니라 오감도 만족시켜 준 멋진 여행이었다.

 

다른 나라에서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 것도 처음이었다. 낯선 곳에서 새해를 맞이하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경험이었다.

여행을 통해 얻은 새로운 에너지로 비교하지 말고, ‘지금, 여기에 충실하게, 행복하게 보낼 것을 결심하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 여기에 함께 한, 또 새해에도 함께 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