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기

재송여중 부장연수 1일차- 오키나와 블루1

by 황교장 2014. 1. 12.

여중 부장연수 1일차- 오키나와 블루1

 

부장 연수를 위하여 2014년 1월 7일 오전 6시 30분 김해국제공항에 참가자 13명이 다 모였다. 많은 분들이 잠을 설쳤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표정은 아주 맑고 깨끗하다. 연수 장소는 아시아의 하와이로 불리는 일본의 오키나와다.

수속을 다 마치고서는 면세점 안 식당에서 아침식사로 우동과 어묵을 먹었다. 8시 25분에 비행기가 이륙했다. 김해평야와 낙동강 하구가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멀리 해운대 동백섬, 광안대교도 선명하게 보인다. 바로 밑에는 거가대교가 뚜렷이 나타났다. 가시거리가 비교적 좋은 날이다.

 

 

그런데 가이드가 오키나와는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다면서 우산을 준비하라고 했다. 비행기는 구름 위를 지나고 있다. 양털 같은 구름은 언제 보아도 신비롭다. 이륙한 지 30여 분을 지나자 기내식이 나왔다. 배가 많이 부른 상태였지만 다시 맛있게 먹었다. 요즘 대식이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맥주 한 잔과 커피 한 잔을 즐기고는 잠깐 잠이 들었다. 깨서 창밖을 바라보니 제법 큰 섬이 나타났다. 이젠 거의 다 왔구나 생각했는데 다시 바다다. 외딴섬이 또 하나 나타났다. 연이어 나타난 오키나와 본섬으로 보이는 섬에는 경지 정리가 잘 되어 있는 논들이 보인다. 바다물빛은 에메랄드빛 그 자체다.

잠시 후 오키나와 나하국제공항에 도착을 한다는 기내방송이 나왔다. 공항에 착륙하기 위해 비행기가 고도를 낮추었다. 그 옆으로 보이는 물빛이 환상적이다.

 

 

 

 

입국 수속을 마치고는 버스에 올랐다. 우리 일행 13명에다 다른 팀에서 온 8분을 합쳐서 모두 21분이 2박3일간을 함께 하는 동지가 되었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와는 달리 날씨가 너무 좋다. 가이드가 11월, 12월에 여섯 번에 걸쳐서 왔는데 오늘 같이 좋은 날은 없었다고 한다. 아마도 우리 일행 중에 3대 적선을 한 분이 있는가 보다.

오키나와 시내를 달리자 각종의 가로수들이 싱그럽다. 길가 가로수 나무에 분홍색을 띤 꽃이 피어 있다. 처음 보는 꽃이다.

 

 

가이드가 한창 설명을 하고 있는 중에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질문을 했다. 그러자 가이드의 대답이 걸작이다. ‘오른쪽 가로수에 피어있는 분홍색꽃’이라고 대답을 한다. 우리 일행 모두가 웃었다.

가이드가 부연설명을 한다. 가이드 하기에 가장 힘든 것 중 하나가 바로 나무 이름과 꽃 이름이라고 하면서 가이드에게 나무와 꽃 이름을 묻는 것은 실례라고 하였다. 질문한 내가 이상한 사람이 된 것이다.

대부분의 가이드들은 솔직하게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이야기하면서 운전기사에게 묻거나 그것도 아니면 알아본다고 답을 하는데 이 가이드는 프로 정신이 없다. 매년 수 십 차례를 오는 오키나와 전문가이드라고 자신을 자랑해 놓고는 정작 한 번 알아놓으면 계속 써먹을 수 있는 기본기에는 충실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스에서 내리자 해저관람선인 오르가호가 정박해 있다.조금 기다리자 배가 출항했다. 바다에는 쓰레기가 전혀 안 보인다. 맑고 깨끗하다. 심지어 그 흔하디흔한 빈 페트병조차 없다. 배를 타고 나가자 나하시의 전경이 보인다.

 

 

 

배를 타고 10여 분 정도 바다로 나가자 배 밑바닥으로 들어가는 문이 열렸다. 그곳은 잠수함처럼 바다 밑을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 안으로 들어가니 바다 밑이 아주 잘 보인다. 바다 밑에는 울퉁불퉁 계곡도 있고 산도 있어 또 하나의 육지가 있는 것 같다.

 각종 물고기들이 유영하는 모습과 다양한 종류의 산호초들을 아주 잘 볼 수 있다. 갑자기 주변의 물고기들이 모여들기 시작을 한다. 배 위에서 먹이를 던진 것이다. 자연상태의 많은 물고기들을 아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가이드는 오늘이 물이 맑고 날씨가 좋아 물고기들이 많이 잘 보이는 것이라고 하였다. 가이드는 비교적 젊고 예뻤다. 모부장이 가이드 경력이 얼마나 되었는지 물어보니 2년이라고 하였다. 내가 그 말을 듣고는 관상을 보니 2년이 아니고 20년은 넘었다고 말하니 가이드가 화를 내면서 몇 년은 깎아 주어야지 바로 맞추면 어쩌냐고 한다. 대학 졸업하는 해인 93년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하고 있다고 한다. ‘오른쪽 가로수에 있는 분홍색꽃’에 대한  복수를 한 셈이다.

 

오르가호는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왔다. 이어서 점심식사 시간이다. 아직 내 배는 빵빵함 그 자체다. 공항에서 우동과 어묵을 먹지 않아야 되는데 먹은 것이 후회가 된다. 식사를 대충 마치고는 오키나와월드 관광에 나섰다. 입구부터 타잔이 타고 다녔을법한 큰 나무가 우리들을 맞이한다. 아름다운 꽃들이 여기저기에 피어 있다. 지상낙원처럼 느껴졌다.

 

 

홍길동전에 나오는 율도국이 오키나와라는 설이 있다. 홍길동전에 율도국은 “남해 가운데 율도국이란 나라가 있는데 비옥한 땅이 수천 리에 이르러 과연 천부지국(天府之國, 땅이 매우 비옥해 온갖 생산물이 나는 나라)이었다”라고 기술하고 있듯이 일년 내내 식물이 자라고 해양생산물이 지천인 낙원의 땅이 이곳인 셈이다.

 

 

 

오키나와에서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꽃은 무궁화와 부용을 닮은 꽃이다. 다양한 색으로 피어 있었다. 하와이무궁화라고도 불리는 ‘하이비스커스(Hibiscus)’다.

 하이비스커스(Hibiscus)는 윤기 나는 녹색의 잎에 꽃의 빛깔도 밝고 아름다우며 눈부신 노랑색과 빨강색, 흰색, 보라색, 오렌지색, 옅은 푸른빛을 띤 보라색 등 다양하다. 꽃의 크기가 1인치 정도 되는 것에서부터 10인치 되는 것까지 있고 홑겹과 겹꽃 등 모두 30여 종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국화인 무궁화(Hibiscus syriacus-Rose of Sharon)와 서귀포에서 자생하는 부용(Hibiscus-mutabilis), 미국 하와이주의 주화 등이 모두 하이비스커스에 속한다고 한다.

 

 

이곳 곳곳에는 사자모양의 조각상이 있다. 이는 오키나와를 상징하는 수호신이다. 이 사자들은 각종 악령을 내쫓는 수호신이다. 우리나라의 해태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고 한다. 입을 벌리고 있는 것이 수컷이고 입을 다물고 있는 사자가 암컷이라고 한다.

액운을 막고 행운을 불러온다는 이 오키나와의 수호신은 이름이 '시샤'라고 불리는 사자(狮子)상이다.

 

오키나와월드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면서 안으로 들어가자 공연장이 나타났다. 공연장에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기다리고 있다. 매일 오후 2시반에 공연하는 ‘슈퍼 에이사 군무’를 보기 위해서다.

 

 

 

나는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갔다. 부산을 출발할 때는 0도였는데 갑자기 21도다. 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이라 다섯 겹의 옷을 입었다. 나는 더우면 겉옷보다 양말을 먼저 벗는 습관을 어릴 적부터 가지고 있다.

양말을 벗은 모습을 주변사람들에게 보이는 것이 미안해서 조용한 곳으로 가 앉아서 먼저 양말을 벗고는 발바닥에 지압을 하고 있으니 공연이 시작된다. 시작과 동시에 내 주변에도 사람들이 들어와서 앉는다. 70은 훨씬 넘은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이분들은 일본 본토에서 오키나와에 여행온 분들이라고 한다.

 

민속춤이 서서히 무르익어 가고 있다. 남자들은 큰 북을 아주 박력 있게 치고 있다. 다리를 한껏 들면서 힘자랑을 한다. 수컷의 힘자랑으로 보였다. 태권도의 돌려차기와 많이 비슷한 동작을 반복적으로 보이고 있다. 이어서 봉술 시범도 보인다.

이들을 종합해보면 풍요와 다산을 기원하는 것과 외적의 침입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군사훈련의 성격을 띤 민속무용의 특징을 그대로 잘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들 민속무용 단원 중에는 백인 혼혈아로 보이는 사람도 있어 27년간의 미국 식민지의 흔적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민속공연 관람을 마치고는 옥천동굴을 보러 갔다. 옥천동굴은 1967년 발견된 총 길이 5㎞의 종유석 동굴로 일본에서 동종의 동굴 중 두 번째로 크다고 한다. 옥천동굴은 30만 년 전 산호초로 둘러 싸여 있던 해역이 융기하면서 동굴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동굴에는 석순과 종유석이 대부분 많이 깨져 있는데 이곳에는 통로를 만들기 위해 잘라낸 부분을 제외하고는 원형이 그대로 남아 있어 참 보기 좋았다.

 

동굴 내에 흐르는 물에는 새우, 붕어, 게 등이 서식하고 있다. 동굴을 나오면 열대과일농원과 도자기 공방, 직물공방, 향토역사박물관, 향토맥주 카페가 나온다.

 

 

 

 

이곳 향토맥주 카페에서 향토맥주와 도너츠가 하나씩 제공된다. 특히 맥주 맛이 일품이다. 제법 걷고 땀이 난 관계로 맥주 한 잔으로는 갈증이 풀리지가 않아 흑맥주 한 잔을 더 시켜 마셨다. 여행의 참 맛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세로토닌이 많이 분비된 상태로 이곳저곳 구경을 하면서 나오는데 범선이 하나 전시되어 있다. ‘중국 유구 진공선’이란 한자가 적힌 범선이다. 옛 류큐왕국 시대에 중국을 오가던 무역선이라고 한다.

 

 

이것으로 오키나와월드 관광을 마치고는 우리 일행은 오키나와의 중심거리인 국제거리 및 평화시장 관광을 하러 나왔다.

이곳은 ‘기적의 1마일’로 잘 알려진 나하 시내의 주 거리이다. 이곳에서는 자유관광을 하였다. 저녁식사시간까지 한 시간의 여유가 있다.

 

 

 

 

먼저 백화점으로 갔다. 이곳 백화점의 물건들은 부산의 백화점보다도 수준이 많이 떨어져 보였다. 이곳에서 우리와 같이 온 다른 일행들을 만났다. 이 분들은 이곳에서의 쇼핑이 너무 즐겁다고 한다.

엔화가 40%나 떨어져 물건을 살 만하다고 하면서 양손 가득 사고 있다. 내 눈에는 살 만한 것들이 없어서 그냥 나왔다. 백화점을 나오니 건너편에 평화시장 거리가 나왔다. 혼자서 이곳저곳 기웃거리면서 가고 있는데 반대편에서 오는 우리 일행들과 마주쳤다. 잠시 헤어져 있다가 만났는데도 반가웠다. 오늘 저녁 먹을 주님들을 몇 병 사고는 저녁식사를 하러 갔다.

 

 

 

이곳 식당에는 오키나와 전통 식사인 돼지고기 샤브샤브가 주 메뉴이다. 아직 배가 빵빵한 그 자체여서 얼마 먹지를 못하였다. 식사를 다 마쳐 가는 중에 전통공연이 시작되었다. 낮에 보았던 공연을 재연하는 것처럼 보였다.

 

낮과는 다른 점은 여자배우들이 한 수준 위다. 낮에 미처 이해하지 못한 부분들을 이해하게 된 점이다. 낮에는 남자나 여자 공연자들이 빠른 박자에 힘으로만 밀어붙이는 춤사위만 보다가 이곳에서는 굿거리도 있고 휘모리도 있고 자진모리도 있는 균형된 박자로 공연이 이루어져 한 수준 높은 전통무용을 감상한 셈이다. 전통무용 관람을 마치고는 출연진들과 우리 일행은 단체사진을 찍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는 호텔로 돌아왔다. 호텔로 돌아와서는 먼저 온천욕을 하고는 9시까지 내 방에 모이기로 했다. 이곳 온천은 나하시에서는 단 하나밖에 없는 천연온천이라고 한다.

오키나와는 본토와 달리 온천문화가 잘 발달되어 있지를 않다고 한다. 이유인즉 너무 더운 날씨 때문이다. 역시 온천은 추운 겨울이라야 제 맛인 것이다. 온천을 마치고는 9시에 모두 모여 오늘 여행에 대해 이야기하며 화기애애하게 첫날밤을 즐겁게 마무리하였다.

 

나는 추위를 유난히 많이 타는 체질이라 겨울에도 따뜻한 오키나와의 기후가 마음에 들었다. 퇴직하면 추운 겨울철에는 이곳에서 좋은 사람들과 지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따뜻한 날씨, 맑은 물빛, 사철 아름다운 꽃, 풍부한 해산물, 원시림.....홍길동전의 율도국이 여기라는 설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268

 

'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재송여중 부장연수-오키나와블루 3  (0) 2014.01.19
재송여중 부장연수 -오키나와블루 2  (0) 2014.01.18
능가산 내소사  (0) 2012.07.07
선운사와 도솔암   (0) 2012.06.17
인촌생가와 미당시문학관  (0) 2012.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