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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공부

맹자

by 황교장 2022. 4. 21.

1. 맹자

맹자는 춘추전국시대 중기에 활동했던 인물이다. 성은 이고 이름은 이다. 추나라 사람이다. 추나라는 공자의 고향인 곡부에서 가깝다. 맹자는 공자의 학문을 계승했다. 맹자는 공자의 손자인 자사의 문인에게 배웠다고 알려져 있다. 맹자는 53세 이전까지는 행적이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53세에 양나라에서부터 유세를 사직하여 제나라, 등나라, 노나라 등을 거쳐 68세에 고향인 추나라에 돌아와 제자들과 토론을 하면서 자신의 사상을 정리한 책이 맹자.

 

 

2. 기본내용

(1) 맹자 읽기

일반적으로 제자백가서의 대부분이 사후 제자들에 의해 쓰였다. 그러나 맹자는 맹자가 직접 참여하여 만들었다. 맹자를 중심으로 제자인 만장, 공손추 등 제자들이 참여하여 쓴 책이다. 맹자는 양혜왕, 공손추, 등문공, 이루, 만장, 고자, 진심 7편으로 이루어졌다. 각 편을 상하로 나누어 현재의 14편으로 만들었다. 맹자의 내용은 앞부분의 양해왕, 공손추, 등문공은 왕도정치를 중심 주제로 한 제후들과의 대화가 주를 이루고, 뒷부분인 이루, 만장, 고자, 진심은 다양한 주제에 대해 제자들과 나눈 토론, 타 학파와의 논쟁을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맹자의 말을 어록의 형식으로 정리하고 있다. 또한 각 편은 맹자가 유세를 시작한 양나라를 시작으로 유세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와 자신의 인생과 철학을 정리한 진심편이 마지막으로 되어 있다. 맹자 7편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편 양혜왕 상하는 양의 혜왕, 제의 선왕, 추의 목공, 등의 문공, 노의 목공 등 제후들과의 대화가 주된 내용이다. 이는 맹자의 왕도와 민본에 대한 신념과 지향이 잘 드러나 있다. 2편 공손추 상하는 제자인 공손추와의 문답이 주이다. 호연지기, 왕도와 패도, 성선론 등 중요한 이론적 내용과 제나라에서 맹자의 행적과 맹자가 제나라를 떠나는 과정과 심경 등이 기록되어 있다.

 

3편 등문공 상하는 등의 문공과의 대화로 시작한다. 항산(恒産), 항심(恒心)과 정전제 등이 있다. 4편 이루 상하는 맹자의 어록으로 진심편과 유사하다. 중용, 대학의 내용과 비슷한 내용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 5편 만장 상하는 성인들의 역사적 행위에 대한 해석을 둘러싸고 역사에 밝았던 제자 만장과 나눈 대화가 주가 된다.

6편 고자 상하에서 상편은 고자와의 인간 본성에 대한 논쟁이 주가 된다. 하편에는 맹자가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주제를 이야기한 것을 수록했다. 마지막 제7편 진심상하에서는 긴 유세를 마치고 고향에 돌아와 자신의 삶과 학문을 정리하고 교육에 힘쓰는 노년의 맹자의 사유가 담겨져 있다.

 

(2) 맹자 철학 읽기

. 왕도(王道), 민중이 근본이 되는 정치

왕도정치는 좋은 정치를 말한다. 좋은 정치는 백성의 의식주와 교육을 보장하는 기본에 충실한 도덕적 정치다. 즉 왕도는 백성을 위한 인의를 실현하는 정치를 말한다. 이는 군주의 욕망을 나라의 이익으로 가장하는 정치를 패도라 하여 왕도와 대비가 된다. 맹자는 정치의 기본은 백성을 잘 보호하는 것이라 하였다. 즉 의식주에 어려움이 없고 교육을 보장하는 기본에 충실한 도덕적 정치를 말한다. 맹자는 좋은 정치는 선한 마음만 가지고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제도를 갖추어 놓는다고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고 하였다. 좋은 정치는 안정적인 생업을 통해 기본적인 소득이 보장되는 항산(恒産)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정전제를 주장했다. 정전제는 평등한 토지 소유와 공정한 세금 징수를 위한 제도이다. 어진 정치는 반드시 토지의 경계를 바르게 확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다움의 확충인 항심(恒心)은 경제적으로 안정된 항산이 된 후에야 가능하다.

 

맹자의 왕도는 공자의 정치사상을 기본적으로는 계승하지만 공자와 달리 적극적으로 민중을 정치의 근본으로 주장한다. 민이 가장 귀하고 그 다음이 사직이고 군주는 가장 가벼운 존재라고 주장한다. 맹자에게 정치는 민중의 마음을 얻기 위한 일련의 과정과 행위이다. “나는 포악하고 무도하여 백성의 마음을 잃은 걸과 주를 처형했다는 말을 들었어도 군주를 시해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라는 말이 양해왕하에 나온다. 민중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위임된 정치권력은 회수가 가능한 것이다. 이는 맹자 혁명론의 논리다.

 

. 성선(性善), 인간의 도덕적 가능성

맹자는 제선왕과의 대화에서 좋은 정치는 백성의 고통에 안타까워하는 왕의 선한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차마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지 못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이를 불인인지심(不忍人之心)이리고 한다. 정치도 차마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지 못하는 정치 즉 불인인지정(不忍人之政)을 가능케 한다고 주장한다. 불인인지정의 실천이 왕도정치다. 맹자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마음을 가지고 있다라는 근거로 어린아이가 우물에 빠지는 것을 보게 된다면 누구나 깜짝 놀라며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을 측은지심(惻隱之心)이라고 한다. 그리고 수오지심(羞惡之心), 사양지심(辭讓之心), 시비지심(是非之心)을 가졌으며 이 네 가지 마음이 인의예지(仁義禮智)이다. 이는 도덕적 당위의 단서이다. 이는 사람은 누구나 사단지심의 선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즉 도덕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도덕적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맹자의 성선론은 이 도덕적 가능성을 어떻게 도덕적 행위로 실현되도록 하는가이다. 개인의 노력, 사회적 교육 등을 통해 자신의 도덕적 가능성을 어떻게 개발하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사람의 행동이 도덕적인가 비도덕적인가를 대인과 소인으로 구분한다. 대인과 소인의 차이는 그 사람의 행동을 지배하는 것이 마음에 의해서인가, 감각에 의해서인가에 따라서 결정된다. 대인은 감각에 이끌린 욕구와 감정을 조절하여 도덕적 판단과 행동을 이끌어야 한다.

 

2. 의의와 영향

전국시대는 정치적인 혼란이 사상적으로는 많은 발전을 한 시대이다. 인간의 존엄성이 상실된 혼란의 시대에 맹자는 도덕적인 정치에 대한 꿈과 인간의 도덕적 가능성과 도덕적 인간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맹자는 이익, , 욕망 대신에 인의, , 마음을 이야기한다.

이러한 맹자의 정치철학은 당대에는 빛을 보지 못했지만, 후대에 정치론과 인성론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당나라의 유종원과 한유에 의해 중시되었고, 남송의 주희가 사서집주를 낸 후 확고한 권위를 가지게 되었다. 주자학의 심성론과 양명학의 심론은 맹자의 성선을 토대로 형성된 것이다. 맹자는 학문적으로는 존숭되었지만 정치적으로는 금서로 분류되기도 했다.

맹자는 조선의 정치와 철학의 근간을 이룬다. 정도전은 즉위교서에서 하늘이 많은 백성을 낳아서 왕을 세운 것은 왕으로 하여금 백성을 길러 서로 살게 하고, 백성을 다스려 서로 편안하게 하기 위함이다. 그러므로 왕의 덕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고, 이에 따라 백성의 마음은 왕을 따를 수도 따르지 않을 수도 있으니, 천명이 떠나고 머무르는 것은 여기에 달려 있다. 이것은 변하지 않는 이치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정도전과 맹자의 만남은 조선왕조를 여는 기틀이 된 것이다.

맹자는 오랫동안 읽힌 책이며 지금도 읽는 책이다. 맹자는 당시의 역사적인 상황을 이해하고 또한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주는 책이다.

 

 

 맹자감상

맹자는 공자 사상을 계승했다고 주장한다. 또한 순자도 자사와 맹자를 비판하면서 공자사상의 진정한 계승자는 자신이라고 주장한다. 공자는 동양철학의 태두라고 생각된다. 철학이 현실을 보는 눈이라고 한다면, 동양철학은 공자의 눈으로, 맹자의 눈으로 순자의 눈으로 오늘을 보자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분들의 눈을 통해 나의 눈을 만드는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나의 삶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공자와 맹자와 순자의 핵심사상을 비교해 보자. 논어에서 공자의 주된 사상은 인()이다. 공자는 인에 대해 제자에 따라 달리 설명을 해 주고 있다. 안연에게는 자신을 이기고 예를 회복하는 것이 인이다(克己復禮爲仁) 라고 하고, 중궁과 자공에게는 자기가 하고 싶지 않는 것은 남에게도 하지 말라(己所不欲勿施於人)고 했다. 증자가 말하기를 공자의 도는 충서일 뿐이다(曾子曰 夫子之道 忠恕而已矣). 자장은 공자의 덕을 ()순하고, ()어질고, ()공손하고, ()검소하고, ()겸손하다라고 했다. 즉 이처럼 인에 대한 다양한 표현들은 인간다움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인간다움이란 한 인간 속에서 다양한 덕목이 통합적으로 균형있게 갖추어질 때 달성되는 것이다.

맹자는 '고자상'에서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은 ()이고, 부끄럽게 여기는 마음은 ()이고, 공경하는 마음은 ()이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마음은 ()이다. 이러한 인의예지는 밖으로부터 나에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 내가 본래부터 가지고 있는 것인데 다만 사람들은 생각하지 않을 뿐이다. 인은 사람의 마음이고 의는 사람의 길이다. 그 길을 내버려 두고 따르지 않으며 그 마음을 잃어버리고도 찾을 줄을 모르니 슬퍼도다, 사람들은 닭과 개를 잃어버리면 찾을 줄을 알면서도 마음을 잃어버리고는 찾을 줄을 모른다. 학문하는 방법은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 것일 뿐이다.”라고 주장을 했다.

 

 

순자는 제23편 '성악'에서  사람의 본성은 악하며 선하게 되는 것은 인위적인 노력에 의한 것이다. 지금 사람들의 본성은 나면서부터 이익을 좋아하는데, 이것을 따르기 때문에 다툼이 생기고 사양함이 없어진다. 사람은 나면서부터 질투하고 미워하는데 이것을 따르기 때문에 남을 해치고 상하게 하는 일이 생기며 충성과 믿음이 없어진다. 사람은 나면서부터 귀와 눈의 욕망이 있어 아름다운 소리와 빛깔을 좋아하는데 이것을 따르기 때문에 지나친 혼란이 생기고 예의와 아름다운 형식이 없어진다. 그러니 사람의 본성을 따르고 사람의 감정을 좇는다면 반드시 다투고 뺏게 되며 분수를 어기고 이치를 어지럽히게 되어 난폭함으로 귀결될 것이다. 그러므로 반드시 스승과 법도에 따른 교화와 예의의 교도가 있어야 하며 그런 뒤에야 서로 사양하게 되고 아름다운 형식을 갖게 되어 다스림으로 귀결될 것이다. 이로써 본다면 사람의 본성을 악한 것이 분명하며 그것이 선하게 되는 것은 인위적인 노력이다.”

따라서 공자의 인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맹자는 타고난 선한 본성의 실마리를 통해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을 하는 반면에 순자는  인간의 본성은 악하지만 인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인위적인 노력이 있어야 된다고 주장을 한다. 결국 결론은 맹자의 성선설이든 순자의 성악설이든 인간은 인간다움으로 살아야 한다는 데 있다.

특히 맹자는 인의예지의 사단의 선한 실마리를 통해 각 개인은 네 가지 단서를 가득 차게 할 줄 알면 마치 불이 타오르기 시작하고 샘이 솟아나기 시작하는 것과 같아진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사단을 실천하는 군주는 왕도정치를 실현하여 백성을 평안하게 해야한다.

왕도는 백성을 위한 인의를 실현하는 정치를 말한다. 군주의 욕망을 나라의 이익으로 가장하는 정치를 패도라 하여 왕도와 대비가 된다. 패도정치는 전국시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인류역사상 계속 반복되어 왔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러시아의 푸틴은 전형적인 패도정치를 하고 있다. 자신의 욕망을 나라의 이익으로 가장하여 역사적으로 형제국가인 우크라이나 백성들을 무참하게 살해하고 수많은 러시아의 젊은 병사들을 죽어가게 한다. 작금의 세계는 맹자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나는 포악하고 무도하여 백성의 마음을 잃은 걸과 주를 처형했다는 말을 들었어도 군주를 시해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라고. 따라서 푸틴은 군주가 아닌 포악하고 무도한 자로 처형되어야 할 인물인 것이다. 맹자의 목소리가 다시 한번 더 들려온다. 민이 가장 귀하고 그다음이 사직이고 군주는 가장 가벼운 존재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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