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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제주여행

성읍민속마을

by 황교장 2010. 2. 17.

부산중앙중학교 부장연수3-성읍민속마을

 

계획대로라면 성산일출봉을 들러 섭지코지에 갈 예정이었으나 성산일출봉과 섭지코지는 다들 많이 보았다고 하여 곧장 성읍민속마을로 가기로 했다.

제주도에서 가장 제주도다운 곳은 성읍민속마을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직까지 거의 원형 그대로 보존된 곳이기 때문이다.

버스기사가 미리 연락을 해서 안내원이 기다리고 있었다. 안내원의 말로는 마을 주민들이 돌아가면서 매일 한 집씩 보여준다고 하면서 오늘 보여 주는 집은 양반집이라고 한다. 양반집의 특징은 들어가는 입구길인 올레길이 길다고 한다.

 

 정낭과 올레길

 

제주도 민가의 대문격인 정낭에 대해 설명을 해 준다. 대문 역할을 하는 작대기가 정낭이고, 막대를 끼우는 돌이 정주석이다.

세 개가 모두 걸쳐져 있으면 식구가 모두 멀리 나가 아무도 없다는 뜻이고, 작대기 둘이 걸쳐져 있으면 가까운 곳(밭)에 나갔다는 뜻이고, 하나만 있으면 이웃에 갔다는 뜻이다.

이는 사람의 출입을 통제할 뿐만 아니라 놓아 기르던 말이나 가축들이 집에 들어오는 것을 막는 역할도 겸했다고 한다.

 

 부엌

 

제주 민가의 부엌은 난방을 겸하는 육지의 아궁이와 달리 따로 취사만 하도록 꾸며져 있고 연기통이 없다.

이는 왜구들이 쳐들어왔을 때 위치를 알지 못하게 연기가 수직으로 올라가지 않고 옆으로 퍼져 적이 쉽게 발견하지 못하게 하는 데 있다고 설명을 한다. 또 다른 이점은 솥을 쉽게 옮길 수 있다고 한다.

 

한 집안에 부모와 결혼한 자식이 함께 살 때도 안거리(안채)는 자식 부부에게 주고 부모는 밖거리(바깥채)에 산다. 부엌도 따로 두어 각기 취사를 달리함이 원칙이다. 부엌을 함께 사용할 경우라도 취사는 따로따로 한다. 이는 자립심이다.

 

효도를 위해 자식이 대신해 주는 것은 빨리 돌아가시라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이해는 된다. 서로 편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똥돼지

 

부엌 다음에 안내한 곳은 화장실이다. 화장실 안에는 똥돼지 한 마리가 있다. 해설자는 막대기를 잡고는 직접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는 것을 시연을 해 보인다. 이 막대기는 남자들 때문에 있다. 막대기가 없으면 자칫 돼지에게 그것이 따먹힐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성분들은 아무 염려가 없으니 안심하란다.

 

장소를 조금 이동하니 나무 밑에 물통이 있다. 물통에 빗물이 고일 수 있도록 볏짚으로 엮어 놓았다. 이렇게 해서라도 빗물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고인 빗물은 그대로 두면 썩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안 썩게 하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물독

 

안내원이 ‘그 방법을 아시는 분?’하고 묻는다.

아무도 대답을 하지 못했다.

해답은 개구리다. 개구리 한 마리 물독 안에다 넣어 두면 개구리가 계속 움직여서 고인 물이 아니라 흐르는 물과 같은 작용을 한단다.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는 말이 진리인 셈이다. 그러나 개구리의 똥오줌도 같이 먹을 수밖에 없단다.

 

  허벅

 

다음 장소로 옮겼다. 물 항아리인 허벅에 대해 설명을 한다. 허벅은 제주에는 물이 귀하여 물을 먼 곳에서 길어올 때 쓰는 운반용 물항아리다. 남자들은 절대로 물을 긷지 않기 때문에 이 허벅의 개수가 그 집의 아낙들 수이기도 하다.

 

만일 남자가 이 허벅을 매고 갔다면, 그 집은 사별하여 여자가 없는 집이란다. 만약 총각이 허벅을 매고 가면 장가를 못 가고 유부남이 매고 가면 바람이 난다고 한다. 아마도 남자들이 절대로 물 긷는 일을 안 하려는 심사에서 만든 말일게다.

 

안내원이 100원짜리 동전 하나를 우리들에게 요구한다. 허벅에 동전으로 장단을 맞추기 위해서다.

세마치장단과 비슷하게 장단을 치면서 민요 한 가락을 구성지게 뽑는다. 민요의 내용 중 기억에 남는 내용은 “한라산 올라갈 땐 오빠 동생 하다가 한라산 내려올 땐 여보 당신 하더라”라는 구절이다.

이 노래는 다른 지역에서도 부르는 민요인데 제주도에서는 뒷동산이 한라산으로 바뀐 것이다.

 

다음으로 지역특산물을 파는 장소로 이동을 했다. 난로를 적당히 피워 따뜻하게 해 두었다. 오미자차를 한 잔씩 대접을 하고 감자도 삶아서 준다.

특산물은 검은 오미자차와 말의 뼈로 만든 분말이다. 제주도에서 이곳에서만 판매하도록 허가를 내주었다고 하면서 현장판매만 하고 인터넷판매 등은 하지 않는다고 한다.

거의 만병통치약인 듯이 선전을 한다. 사람들의 귀를 솔깃하게 만든다. 아무리 선전을 잘해도 내 눈에는 장사속이 역력하다.

 

표정에서 읽을 수 있다. 아직까지는 진정한 프로는 아니다. 저 정도 가지고는 우리 선생님들의 주머니를 우려내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귀가 여린 분이 몇 분이 있었다.

선생님들을 상대로 물건을 팔지 못한다면 장사할 생각은 절대하지 말라고 한 내용을 어느 책에선가 본적이 있다.

순진한 학생들을 상대로 하는 직업이라 순진할 수밖에 없다.

 

 일관헌

 

이 집을 나와 버스를 타자 바로 비자림으로 가려고 한다. 기사에게 읍성과 일관헌을 가지고 했다. 그런데 기사분의 반응이 시큰둥하다. 대부분 성읍민속마을에 오면 어느 한 집을 보여주고는 물건을 팔고는 바로 다음 코스로 이동하는 것이 관례인 것이다.

오직 장사 속만 있지 진정한 관광지로서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

 

제주도가 국제적인 광광지가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사기성이 농후한 물건을 팔아서는 안 될 것이다. 제주도의 고유한 문화를 알려 세계화를 해야지 우선 약삭빠른 상술만 있어서는 절대로 국제화가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읍민속마을은 제주도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곳 중 하나이다. 제주도는 조선 태종 16년(1416년)에 안무사 오식의 건의에 따라 제주목, 대정현, 정의현으로 삼분하여 통치했다. 한라산을 가운데 두고 대체로 지금의 제주시와 북제주군을 합친 한라산의 북쪽은 제주목이고, 한라산 남쪽 즉 지금의 서귀포시와 남제주군은 대정현이다.

그리고 한라산의 동쪽 일대가 정의현이다. 한라산의 동쪽 지역을 대표하는 정의현의 현청이 있던 곳이 바로 성읍리이다.

삼현 분립 통치 기간은 1914년까지 이어져 무려 498년간 정의현의 현청이 있던 마을이 성읍마을이다.

 

성읍마을은 제주도 동부 중산간지대 마을의 특징이 잘 남아 있다. 유형 무형의 많은 문화유산이 집단적으로 분포되어 있고 옛 마을 형태의 민속경관이 잘 유지되어 있어 민속마을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향교, 일관헌, 돌하르방, 성지, 연자마, 옛 관아지, 오래된 비석 등의 유형문화유산과 중산간지대 특유의 민요, 민속놀이, 향토음식, 민간공예, 제주방언 등의 무형문화유산이 아직까지도 전수되고 있다.

 

처음 정의현의 현청 소재지는 성산읍 고성리였다. 그런데 너무 동쪽으로 치우쳐 있어 행정의 중심지역으로는 적당하지 않다하여 7년 뒤인 세종 5년(1423년)에 정의현의 현청이 성읍리로 옮겨 왔다.

 

성읍리로 현청이 옮겨 온 데에는 풍수적인 요소 또한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된다. 성읍리는 풍수 상 장군대좌형의 명당과 행주형의 명당 둘을 다 가졌다고 알려져 있다.

성읍리의 풍수를 보면 한라산을 조산(祖山)으로 삼는다. 그리고 성읍마을 북쪽에 있는 영주산을 주산으로 삼는다. 마을의 남쪽에 있는 남산봉이 남주작인 안산(案山)이다. 좌청룡과 우백호도 제법 좋은 형상을 가지고 있다.

 

이는 장군이 수많은 부하들을 거느리고 호령하는 장군대좌형(將軍對座形)의 명당에 속한다. 즉 장군이 대좌하고 길목을 지키고 있는 형국이다. 따라서 도둑이 없는 형상이며 군사전략 상 방어에 유리한 지역으로 더할 나위없는 길지이다.

 

또한 성읍리는 천미천이 감아 돌아 용맥이 뭉친 행주형(行舟形, 물 위에 떠 있는 배의 형상)의 길한 땅이다. 천미천은 반달형으로 흘러 남산봉 남쪽으로 빠져 나간다. 읍성은 천미천의 반달형 안쪽에 자리잡고 있다. 이는 사람과 재화가 많이 모여드는 땅으로 여겨졌다.

 

성내에는 관아를 중심으로 동서길과 남문로의 도로망이 되어 있다. 주변에 가옥들도 이 주도로를 중심으로 적절히 배치되어 있다.

이 마을의 길들을 보면 주도로를 제외하고는 일직선으로 된 도로가 없다. 모든 길이 구불구불하다. 똑바른 길은 풍수에서 충파(衝破)라 하여 사람이 살아가는 데 많은 충돌과 재앙이 따른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또한 성내에는 300여 채의 민가와 향교, 정의현청이었던 일관헌(日觀軒, 제주도 유형문화재 제7호), 성터, 돌하르방, 연자매[硏子磨] 등이 있다.

 

 

 느티나무와 팽나무

 

일관헌은 지금의 군청에 해당하는 곳으로 정의현감이 집무하던 청사이며, 그 옆마당에는 거대한 연자매가 있다. 1423년에 쌓았던 정의성은 이끼 낀 돌담이 일부만 남아 있으며, 이 마을에 돌하르방 12기가 있다.

 

일관헌 부근에는 천연기념물 제161호인 느티나무 한 그루, 팽나무 두 그루가 서 있다. 느티나무는 천 년을 살았고, 팽나무는 육백 년을 살았다. 천 년을 살아온 느티나무에 새싹이 동쪽에 먼저 싹트면 정의고을의 동쪽이 풍년이 들고 서쪽이 먼저 싹이 트면 서쪽이 풍년이 든다고 전해져 온다.

 

천 년된 느티나무보다 오히려 육백 년 된 팽나무가 더 고목으로 느껴진다. 아마 이것은 팽나무가 가지는 속성 때문일 것이다. 오래된 팽나무 가지는 구불구불하여 귀기(鬼氣)가 느껴진다. 이 나무들이야말로 성읍의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고 느껴졌다.

한정된 여정이라 짧은 시간이지만 이만 하면 성읍마을을 전반적으로 본 셈이다. 언젠가 다시 와서는 성읍동네를 느릿느릿 걸으면서 제대로 느껴보고 싶다.

 

전에 왔을 때는 차좁쌀로 만든 오메기술(제주특별자치도 무형문화재 제3호)을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다. 이 술맛을 못 잊어서 처음 계획은 이 곳 성읍에서 토종 흑돼지와 오메기술로 저녁을 먹고자 했다.

그런데 일정이 먼 곳인 우도를 먼저 보았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오메기술은 다음으로 기약하면서 차는 비자림으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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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rose / Westlife

    Some say love it is a river

    that drowns the tender reed.

    Some say love it is a razor

    that leaves your soul to bleed.

    Some say love it is a hunger,

    An endless aching need.

    I say love it is a flower

    and you it's only seed.

    It's the heart, afraid of breaking

    that never learns to dance.

    It's the dream afraid of waking

    that never takes the chance.

    It's the one who won't be taken

    who cannot seem to give.

    and the soul afraid of dying

    that never learns to live.

    When the night has been too lonely

    and the road has been too long

    and you think that love is only

    for the lucky and the strong,

    Just remember in the winter

    far beneath the bitter snows

    Lies the seed that with the sun's love

    in the spring becomes the rose.

     

    어떤 이는 사랑은

    연약한 갈대를 꺾어 버리는 강물과 같다고 하고

    어떤 이는 사랑은

    영혼을 피 흘리게 하는 면도날 같다고하죠.

    또 어떤 이는 사랑은

    끊임없이 고통스러운 부족감을

    느끼는 배고픔이라 하지만

    난 사랑을 꽃과 같다고 생각해요.

    당신은 그 사랑을 피울 유일한 씨앗이죠.

    상처 받는 것이 두려워 하는

    마음으로 결코 춤을 배울 수 없고

    꿈이 깨어져 버릴까 두려워 하는 것으로는

    결코 기회를 얻을 수도 없죠.

    받는 법을 모르는 이가

    주는 법도 알 수가 없듯이

    죽음을 두려워 하는 영혼은

    사는법을 결코 배울 수가 없어요.

    밤이 너무 외롭고,

    갈 길이 너무 멀어서

    사랑이란 단지 운 좋은 사람이나

    강자만의 것이라고 느껴질 때...

    이것 하나만 기억해 보세요.

    한 겨울 차가운 눈 밑에

    봄의 따스한 태양 빛에

    장미로 피어나길 기다리는 그 씨앗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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