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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제주여행

우도, 비자림, 성읍민속마을

by 황교장 2011. 1. 8.

우도, 비자림, 성읍민속마을

-모라중학교 부장교사연수 1일차-

 

작년에 부산중앙중학교 부장연수 장소로 제주도가 너무 좋아서 올해도 제주도로 잡았다. 작년에는 1박 2일 코스로 잡았다. 그런데 1박 2일이 너무 짧다고 해서 올해는 2박 3일로 잡았다.

1월 4일 첫 비행기로 김해공항을 출발하여 1월 6일 마지막 앞 비행기로 오기로 두 달 전에 부장 회의에서 결정되어 미리 예약을 해 두었다. 첫날은 우도-비자림-성읍민속마을 둘째 날은 어리목-돈네코 코스로 한라산 등산을, 셋째 날은 마라도-송악산과 주변 올래길- 추사유배지로 계획하고 떠났다.

 

제주도에는 신혼여행 이후 처음 가는 분도 있고 하여 대부분이 잠을 설쳤다고 한다. 그런데도 모두들 눈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비행기는 김해공항을 출발했다. 비행기가 이륙하고 조금 있으니 해가 뜨기 시작한다. 그동안 많은 일출을 보아왔지만 비행기를 타고는 처음이다. 아침해가 떠오를 때는 햇살이 그렇게 강렬하지 않은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햇살이 너무 강렬하여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다. 구름과 아침햇살이 만드는 풍경은 정말 장관이다. 이번 연수가 성황리에 끝날 것을 미리 예견해주는 것 같다. 또한 올해도 행복한 학교가 되리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러한 대자연의 신비를 옆자리에 앉은 최선생님은 창조주의 작품이라고 한다. 대자연의 신비든 창조주의 작품이든 모든 아름다움은 신비롭고 경이적이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다도해가 올망졸망 보인다. 그 사이로 화물선도 지나가고 있다. 이렇게 아기자기한 풍광을 즐기고 있는데 기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15분 후에 제주공항에 도착한다는 안내 방송이다. 어느 새 제주도에 거의 다 온 것이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는 제주도의 경치는 육지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들어왔다. 논농사가 아닌 밭농사 그리고 밭마다 검은 현무암으로 울타리를 쳐 놓은 것이 특이하다. 이 울타리는 바람과 가축으로부터 농작물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농경지를 개간하는 과정에서 나온 돌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것이기도 하다.

 

제주공항에 도착하니 미리 예악해둔 관광회사의 미니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버스를 타고 곧장 성산일출봉 앞에 있는 우도 선착장으로 향했다. 날이 춥다. 지금 전국이 다 얼어 있다. 제주도 역시 추운 날씨다.

기사분의 말을 빌리면 일주일 전에 이십 몇 년 만에 제주에 눈이 가장 많이 와서 교통이 마비가 되었다고 한다. 따뜻한 제주에도 전국적인 한파를 비켜갈 수는 없는 것이다. 길 가장자리에는 아직도 눈이 많이 쌓여 있다. 50여 분 달리자 우도 선착장에 도착했다.

우리 일행 열두 사람 중에 우도가 처음인 분이 아홉 분이다. 그 동안 가본 우리나라 섬 가운데 다시 가고 싶은 섬을 꼽으라면 단연 우도였다. 우도는 뭔가 특별한 느낌이 있다. 특히 물빛이다. 우리나라 어디를 가도 우도만한 물빛을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물빛은 그날의 날씨에 따라 좌우된다. 오늘은 바람도 많이 불고 날이 흐려서 에메랄드 빛은 기대하기가 조금은 어렵겠다.

 

 

 

배를 타니 약 20여 분 후에 우도 선착장에 도착했다. 멀리 성산포쪽에서 바라보면 소가 누워 있는 형상이라 해서 우도라는 명칭이 지어졌다.

우도 일주관광버스는 작년과 같이 우도팔경 중 3곳에만 정차하여 약 20여 분을 구경하게 하고는 다음 코스로 출발하게 한다. 이 버스를 놓치면 한 시간을 더 기다렸다가 다음 버스를 타야 한다.

 

 

우도에는 8경이 있다. 이중 제4경인 지두청사(指頭靑沙)를 제일 먼저 간다. 지두청사는 '지두의 푸른 모래’를 뜻한다. 등대가 있는 우두봉 꼭대기에서 바라본 우도 전경과 맑고 푸른 바다,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와 눈부시게 빛나는 백사장의 풍경을 통틀어 일컫는다.

작년에는 우두봉 정상까지 올라갔지만 오늘은 바람이 너무 쌔어서 중간 정도만 올라서 보았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다들 밝은 표정으로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다음 코스는 제7경인 동안경굴(東岸鯨窟)이다. 한자로 풀이하면 ‘동쪽 해안의 고래굴’이라는 뜻이다. '콧구멍'이라는 2개의 해식동굴이 있는데, 옛날에 거인고래가 살았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동안경굴이 있는 해변에는 검은 모래가 깔려 있다고 하여 '검멀레' 해변 또는 ‘검멀레’ 해수욕장이라고도 불린다.

9년 전에 이곳에서 먹은 참소라와 갈치조림 맛을 잊을 수 없어서 이곳에서 아침 겸 점심을 먹기로 했다. 우선 참소라회와 홍삼회를 먼저 시켰다. 한라산물 소주 한잔과 참소라회 한 점, 한라산물 소주 한 잔에 홍삼회 한 점! 바로 이 맛이다. 이 맛이야말로 우도의 맛이라고 생각된다. 음식궁합 중 단연 으뜸이다. 이윽고 갈치조림이 나왔다. 모두들 너무 맛있다고 한다. 이 맛만으로도 제주도 연수의 진미를 느낀다고 한다.

버스를 타고 해안가 길을 따라가면 우도 속의 섬인 비양도가 나온다. 제주도에는 두 개의 비양도가 있다. 이를 구별하기 위하여 한림 협재해수욕장 앞바다에 있는 비양도를 ‘서비양도’라 하고 우도에 있는 비양도를 ‘동비양도’라고도 한다.

비양도를 지나면 여름 우도 관광객이 가장 오래 머무는 곳인 하고수동 해수욕장이다. 하고수동 해수욕장을 지나면 서빈백사(西濱白沙)라 불리는 홍조단괴해빈(紅藻團槐海濱)해수욕장이다.

서빈백사의 퇴적물은 산호 파편이 아니라 이 근처 바다에 서식하는 홍조류가 석회화되면서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 형성된 것을 홍조단괴라고 말한다. 2004년 세계적으로 희귀한 ‘홍조단괴 해빈‘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천연기념물 제438호로 지정되었다.

서빈백사(西濱白沙)를 한자로 풀이하면 ‘서쪽 물가의 흰 모래’라는 뜻이다. 濱은 ‘물가 빈’이다. 즉 해안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가장 멋진 곳을 제1경으로 선정하는데 우도에서는 제8경인 서빈백사를 우도팔경의 최고로 쳐 준다.

 

 

우도팔경의 으뜸인 서빈백사의 하얀 모래사장에서 모두들 1년간의 스트레스를 풀어버리는 듯 5학년 소년 소녀처럼 밝게 웃고 있다. 아름다운 풍경 앞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모두들 여름 방학에 이곳에 다시 한 번 함께하자고 하면서 아쉬움을 남기고는 우도를 떠나 다시 배를 타고 성산항 선착장으로 나와 비자림으로 향했다.

 

 

 

 

 

비자림은 천연기념물 제374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곳에는 300-800년생 비자나무 2,800여 그루가 밀집하여 자생하고 있다. 비자나무는 재질이 좋아 고급가구나 바둑판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열매는 구충제로 많이 쓰인다. 비자나무의 잎 뻗음이 한자의 ‘非’자를 닮아 ‘비자(榧子)’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비자나무와 그 열매는 고려시대부터 공물로 진상될 정도로 유서가 깊은 곳이다.

비자림 안에는 나도풍란, 풍란, 콩짜개란, 흑난초, 비자란 등 희귀한 난과 식물의 자생지이다.

남해가 고향인 송부장이 이 비자나무들을 보면서 자기 집 뒤에 있는 비자나무보다 작다고 한다. 자기 집 뒤에 있는 비자나무는 어른 셋이서 손을 잡고 나무 둥치를 안아도 다 잡히지 않을 정도로 크다고 한다. 그러다가 800살 먹은 새천년비자나무를 보고서야 자기 뒷집 비자나무보다 더 크고 굵다는 것을 인정을 한다.

 

그런데 자기 집 지붕에 비자나무 씨가 떨어져 지붕에 싹이 나서 매년 지붕이 엉망이 된다고 한다. 나무의 주인은 옆집 사람인데 비자나무 열매가 약용으로 비싸게 거래될 때에는 떨어지자마자 주워갔는데 지금은 주인도 떠나서 비자나무 씨를 관리하는 사람이 없어 애물단지 열매가 되었다고 한다. 비자나무 씨는 발아율이 100%라고 한다. 지붕에 떨어진 씨조차도 모두 다 날 정도이니 비자나무의 생명력은 대단하다고 하겠다. 이렇게 지붕을 괴롭히는 비자나무를 베어버리면 안되는지 나에게 묻는다.

그런 나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해야 될 정도라고 생각된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그 정도로 큰 나무라면 최소한 500년 이상은 된 나무이므로 신목임에 틀림이 없다고 했다. 신목(神木)을 베면 하늘에서 재앙이 따르니 절대로 베어 버리면 안 된다고 당부를 했다.

일반적으로 오래된 나무가 있는 곳은 명당이다. 나무가 수백 년을 살았다면 그 동안 태풍과 벼락 등 자연재해로부터 수백 년을 살아남았기에 바람을 막아주고 물을 얻은 장풍득수의 명당자리임에 틀림없다. 그 나무 근처에 있는 집도 명당이니 기쁜 마음으로 매년 씨를 열심히 주워주어야 된다고 했다.

 

안내판에서 비자나무의 효능을 '눈을 밝게하고 양기를 돋군다'고 되어 있다. 그걸 보더니 송부장은 자기는 어릴 적부터 비자나무 열매를 많이 먹어 양기에는 자신이 있다고 자랑을 한다. 그런데 모 여자부장님 왈 아무리 몸에 좋은 명약이라도 적당하게 먹어야 하는데 송부장님은 과다복용의 부작용으로 허약하게 보인다고 하여 좌중을 웃겼다.

 

 

이런저런 이야기꽃을 피워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다시 입구로 나왔다.

 

다음은 성읍민속마을로 행했다. 성읍민속마을은 제주도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곳 중 하나이다. 제주도는 조선 태종 16년(1416년)에 안무사 오식의 건의에 따라 제주목, 대정현, 정의현으로 삼분하여 통치했다. 한라산을 가운데 두고 대체로 지금의 제주시와 북제주군을 합친 한라산의 북쪽은 제주목이고, 한라산 남쪽 즉 지금의 서귀포시와 남제주군은 대정현이다. 그리고 한라산의 동쪽 일대가 정의현이다. 한라산의 동쪽 지역을 대표하는 정의현의 현청이 있던 곳이 바로 성읍리이다.

 

 

삼현 분립 통치 기간은 1914년까지 이어져 무려 498년간 정의현의 현청이 있던 마을이 성읍마을이다. 이곳의 식당들은 유명한 곳이 많다. 그런데 인터넷에 들어가 보면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식당이 바로 괸당네 식당이었다. 괸당네는 제주 방언으로 친척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 식당의 주인은 거의 명물 수준이다. 자칭 제주방언 연구가라고 자랑을 한다. TV에 딱 백번 밖에 안 나왔다고 주장을 한다.

제주방언 중 '외아들'을 '족큰놈'이라고 하고 '외동딸'을 '족큰년'이라고 한다. 특히 자기 부인을 부를 때는 반드시 '족큰년아'로 시작한다. 처음 들었을 때는 재미로 들리지만 지속적으로 계속하니 귀에 거슬리고 장사 속으로 들린다. 하지만 입심 하나는 정말 대단해 주인이 시키는 대로 식사를 주문할 수밖에 없었다.

 

 

 

 

꿩불고기와 흑돼지구이, 빈대떡, 자기들이 개발한 지실국시 등 조금은 특이한 맛이었다. 특히 차좁쌀로 만든 좁쌀막걸리인 오메기술(제주특별자치도 무형문화재 제3호)은 일품이었다. 그 다음날 머리가 아프지가 않았다. 우도에서 맛있게 먹은 아점과 시간의 차이가 별로 나지 않아 남은 음식이 많았다. 남은 음식은 싸가지고 와서 숙소에서 저녁 연수 때 맛있게 먹었다.

 

 

 

숙소는 조천 근처 바닷가 경치가 좋은 펜션에 자리를 잡았다. 총무님의 세심한 배려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아주 넓고 편리하게 되어 있다. 각자가 짐을 챙기고 나서 다시 모여 직원연수를 진지하게 실시했다.

행정실장님의 올해 예산 편성에 관한 연수를 시작으로 지금의 현안문제 그리고 내년도의 계획을 진지하게 그리고 화기애애하게 자신의 생각들을 진솔하게 토론을 했다.

직원연수의 꽃은 현안에 대하여 민주적으로 집단의 중지를 모아 최적의 대안을 도출하는 의사결정과정이다.

이러한 민주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것은 일 년 동안 많은 직원연수와 부장연수를 통해 부장들과 관리자 모두가 인간적인 래포(Rapport)가 형성되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일 게다.

연수 후에는 의미 있는 뒤풀이를 가져 제주에서의 아름다운 첫날 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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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sailing, I am sailing,

home again, 'cross the sea.

I am sailing, stormy waters,

to be near you, to be free.

I am flying, I am flying,

like a bird, 'cross the sky.

I am flying, passing high clouds,

to be with you, to be free.

Can you hear me, can you hear me

through the dark night, far away,

I am dying, forever crying,

to be with you, who can say.

Can you hear me, can you hear me,

through the dark night far away.

I am dying, forever crying,

to be with you, who can say.

We are sailing, we are sailing,

home again 'cross the sea.

We are sailing stormy waters,

to be near you, to be free.

Oh Lord, to be near you, to be free.

Oh Lord, to be near you, to be free,

oh L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