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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제주여행

한라산 어리목과 윗세오름- 모라중학교 부장교사연수 2일차

by 황교장 2011. 1. 9.

 

한라산 어리목과 윗세오름- 모라중학교 부장교사연수 2일차

 

1월 5일 오늘은 한라산 등반이다. 8시에 출발을 했다. 아침식사로 전복 뚝배기를 시켰다. 그런데 이 아침식사가 대단하다. 제법 큰 전복이 3마리가 들어 있다. 밥은 돌솥밥이다. 오늘 점심은 윗세오름에서 컵라면이니 아침을 든든하게 드시라고 했다. 다들 맛있게 먹었다. 평소에 아침을 잘 먹지 않는 나도 거의 다 먹고 떠났다.

 

차는 천천히 한라산을 올라가고 있다. 주변의 풍광이 올라갈수록 변하기 시작한다. 해발이 높아질수록 눈이 많이 와 있다. 기사분이 준비한 로프로 된 체인으로는 어리목 주차장까지 가기에는 역부족이다. 밑에서 내려 걸어서 가야만 한다. 시간이 너무 지체되었다.

이번에도 역시 돈네코 코스는 무리라고 생각되었다. 세상살이란 계획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일찍 서둘렀지만 눈이 너무 많이 왔기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나마 등산로가 폐쇄되지 않고 열려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출발하기 전에 복장을 점검했다. 아이젠을 처음 신어 본 분들도 많았다. 하지만 모두들 표정이 밝다. 부산 사람이 이렇게 많은 눈을 본 것은 난생 처음이라고 한다.

 

 

 

 

 

 

 

작년에는 어리목 주차장에는 눈이 거의 없었는데 지금은 70cm 이상 쌓여 있다.

어리목 코스는 계곡을 지나면서부터 경사가 가파르게 시작이 된다.

조금 힘들어하는 분들이 나타났다. 선두에 비교적 발걸음이 느린 분을 앞세웠다. 그래야만 뒷사람이 따라가기가 쉽다. 해발이 점점 높아질수록 눈이 많이 쌓여 있다.

 

 

 

 

 

 

 

 

 

 

 

 

 

 

 

2.4km를 걷자 급경사 오르막은 끝이 난다. 사제비 동산이다. 주위에 물맛좋기로 소문난 사제비약수가 있어 찾으러 들어가 보았지만 눈이 너무 많이 쌓여 찾을 수가 없었다.

사제비 동산을 조금 벗어나자 안내판에 구상나무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트리로 세계적으로 가장 각광을 받은 나무가 코리아 구상나무라고 한다. 구상나무는 우리나라의 특산종으로서 한라산, 지리산, 덕유산, 백운산, 가야산, 무등산 등에서 표고 500-2,000m에 자생한다. 주로 습기가 많고 비옥한 땅에서 잘 자란다. 구상나무는 전나무와 같은 형제나무인 관계로 ‘코리안 퍼(Korean fir)’ 즉 한국 전나무란 이름으로 불리며, 학명도 ‘에이비스 코레아나(Abies koreana)’로 한국의 나무임을 확실하게 명기하고 있다.

 

 

 

 

 

우리 나라 구상나무 중 개인적으로는 영실에서 윗세오름 사이에 있는 구상나무가 최고라고 생각된다. 내려가면서 멋진 구상나무를 볼 수 있기를 상상하면서 올랐다. 사제비동산에서 윗세오름까지는 평탄한 길을 2.3km만 가면 된다. 또한 바람을 등지고 가기 때문에 걷기가 편하다.

그런데 반대편에서 오는 분들은 눈보라를 맞으면서 오기 때문에 눈썹에도 눈이 하얗게 쌓여 있다. 살아있는 눈사람이다. 이 광경을 보고는 구상나무군락도 보고 눈보라도 피할 겸 반드시 영실로 내려가기로 마음먹었다.

다시 약간 오르막이 나오자 어느 분이 얼마나 더 가면 되는지 질문한다.

눈보라 속에서 오르막 걷기가 힘이 든 모양이다. 오르막이 나오는 자체가 이미 다왔다는 뜻이라고 대답했다. 목적지는 윗세오름이다.

오름이란 산 또는 산봉우리를 뜻하는 제주도의 방언으로 제주에는 368개나 되는 기생화산구인 오름이 있다. 윗세오름도 이 중 하나라고 설명을 하면서 이제 거의 다 왔다고 용기를 주었다.

조금 더 걷자 희미하게 윗세오름 대피소가 나타났다.

 

 

 

대피소 안으로 들어가자 앞이 아무것도 안보였다. 수증기가 대피소 안에 가득 차 있기 때문이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 익숙해지자 대피소 안 풍경이 드러났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컵라면을 먹고 있다. 우리 일행도 컵라면과 커피 한 잔을 맛있게 먹었다. 다들 꿀맛이라고 한다. 눈 속을 뚫고 올라와 먹는 컵라면과 커피는 안 먹어 본 사람은 그 맛을 실감하기 어렵다.

우리와 비슷한 시간에 창원MBC 산행팀도 같이 왔다. 창원MBC 산행팀도 영실로 내려간다고 한다. 대열을 가다듬고 하산 시의 주의사항을 이야기하려고 하는데 때마침 창원MBC 산행팀의 산행대장이 대원들에게 주의사항을 교육시키기 시작했다. 내가 해주고 싶은 내용이 그 속에는 다 담겨 있었다.

 

윗세오름에서 영실로 내려가는 약 2km 구간은 능선이어서 바람이 너무 세다. 바로 앞에 사람이 지나가도 바람이 너무 세서 발자국이 금방 지워지고 없어진다. 따라서 조금만 방심하면 길을 잃을 수 있다. 눈이 많이 쌓인 곳은 2미터도 넘기 때문이다. 절대 개인행동은 하지 말고 앞사람 발자국을 놓치면 절대로 안 된다고 단단히 교육을 시켰다.

창원MBC 산행팀이 떠나자 그 뒤를 따라갔다. 그런데 얼마 안가서 그들이 되돌아온다. 이유인즉 발이 너무 많이 빠진다고 한다. 이들은 우회하여 가려고 한다. 이런 경우는 판단을 빨리해야 한다.

가이드가 판단을 잘못하면 대원들을 사지로 몰아넣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눈바람은 점점 더 험악해지고 있다. 눈보라를 안고 가더라도 좀 더 안전한 어리목으로 내려가기로 결정을 했다.

내가 먼저 섰다. 바람이 더욱더 세차게 불어온다. 선글라스를 쓰자 앞을 분간할 수가 없다. 선글라스에 콧김이 서리기 때문이다. 모자를 푹 눌러 쓰고 일일이 스틱으로 눈의 깊이를 가늠하면서 내려왔다. 함박눈이 아닌 싸락눈이다. 싸락눈은 작은 얼음 덩어리로 결정되어 있어 맞으면 얼굴이 너무 많이 아프다. 바로 코앞도 구별이 안 된다. 그동안 하고 많은 등산을 해보았지만 최악의 날씨다.

 

2km 능선길이 거의 끝이 나자 마음이 가벼워졌다. 일행들에게 지금부터 고생 끝 행복 시작이라고 말하면서 주변의 풍광을 즐기라고 했다. 조그마한 언덕 하나를 넘으니 바람도 잦아지고 눈보라도 그쳤다. 일행들은 조그마한 언덕 하나가 이렇게도 바람을 많이 막을 줄은 몰랐다고 하면서 풍수가 이렇게 다르다는 것을 실감했다.

 

바람이 불지 않고 눈보라가 그친 설경을 보고 동화 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느낌이라고 누군가가 말하였다. 눈보라가 칠 때는 어느 누구도 한 마디 말도 하지 않더니 긴장이 풀렸는지 다들 표정이 밝아지면서 즐거워하였다.

 

 

 

 

 

 

 

 

 

 

 

 

 

 

 

다시 각자의 생각에 빠져 무념무상으로 내려오니 어리목 계곡을 건너는 다리가 나왔다. 우리 일행 모두 무사히 어리목 주차장에 도착을 했다. 누군가가 '아! 너무 행복하다'라고 감탄사를 내뱉았다.

그 동안 TV에서 눈보라 속에서 등산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제 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직접 해보니 말로서는 형언할 수 없는 행복을 느꼈다고 한다. 자연과 인간이 동화된 것이다.

또한 극기의 진정한 의미를 느껴 뭔가를 하나 성취한 기분이라고 하면서 앞으로 무엇이라도 해 낼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한다.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도전정신이야말로 인간의 삶을 풍성하게 해 주는 요소임에는 틀림이 없다.

 

2일째의 숙소는 중문단지 안에 예약을 해 두었다. 돈네코 코스로 내려가면 바로 그곳 가까이에 숙소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시 어리목으로 내려왔기 때문에 제주시로 내려와서 서귀포로 갈 수밖에는 대안이 없다.

마침 제주시 교육청에 근무하고 계시는 교감선생님 친구 분이 있어 중문단지 근처의 맛좋은 음식점을 추천 받았다.

 

 

 

3층으로 된 외형이 훌륭한 음식점이다. 경치 좋은 곳에서 맛있게 저녁식사를 했다. 식사가 거의 다 끝이 나자 교감선생님이 경마놀이를 하자고 한다.

평소에 이러한 놀이를 싫어하는 나로서는 별 마음이 내키지 않았지만 내색하지 않고 지켜 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 경마놀이가 최고의 히트게임이었다.

 

게임의 방식은 간단했다. '사천만의 경마놀이를 시작합니다'를 외치면서 1번마가 '1번마에 5번마'를 외치면 5번마가 '5번마에 2번마' 또는 3번마나 다른 마의 번호를 부르면 불린 말이 받아서 계속 이어가는 게임이다. 이때 박자를 놓치거나 바로 앞에 불린 말을 부르면 걸리게 된다. 예를 들면 1번 마에 5번 마라고 불렀는데 5번 마가 다시 '5번 마에 1번 마'라고 하면 걸리게 된다.

게임에서 집중력과 순발력이 떨어져 실수를 하면 벌칙을 받아야 한다. 벌칙은 술 한 잔을 원샷하는 것이다.

이때 술을 마시지 못하는 사람은 벌을 대신 받아줄 수 있는 흑기사를 구하면 된다. 만약에 흑기사를 구하지 못하면 본인이 벌을 받아야 한다. 단순한 게임이지만 하다보면 몰입하게 된다.

대학시절 MT 간 기분으로 허심탄회하게 게임을 즐겼다. 조직의 팀워크와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하는데 있어 놀이만큼 좋은 것도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놀이도 도가 너무 지나치면 오히려 독이 되는 것을 그동안 살아오면서 많이 경험했다. 적당한 선에서 마치고 숙소로 향했다.

 

 

 

숙소 역시 따뜻하고 깨끗하여 제주 2일째 밤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207

 

 You Raise Me Up

When I am down and, oh my soul, so weary

When troubles come and my heart burdened be

Then, I am still and wait here in the silence

Until you come and sit awhile with me

 

You raise me up, so I can stand on mountains

You raise me up, to walk on stormy seas

I am strong, when I am on your shoulders

You raise me up, to more than I can be

 

You raise me up, so I can stand on mountains

You raise me up, to walk on stormy seas

I am strong, when I am on your shoulders

You raise me up, to more than I can be

 

There is no life, no life without its hunger

Each restless heart beats so imperfectly

But when you come and I am filled with wonder

Sometimes, I think I glimpse eternity

 

You raise me up, so I can stand on mountains

You raise me up, to walk on stormy seas

And I am strong, when I am on your shoulders

Oh, you raise me up, to more than I can be

 

You raise me up, to more than I can be

 

당신은 나를 일으켜 주십니다

내가 힘들고 지칠 때 괴로움이 밀려와

나의 마음을 무겁게 할 때,

당신이 내 옆에 와 앉으실 때까지

나는 고요히 당신을 기다립니다.

 

당신이 나를 일으켜 주시기에, 나는 산에 우뚝 서있을 수 있고,

당신이 나를 일으켜 주시기에, 나는 폭풍의 바다를 건널 수 있습니다.

당신의 어깨 위에 있을 때, 나는 강건해 집니다.

당신은 나를, 나의 한계 너머로 일으켜 주십니다.

 

당신이 나를 일으켜 주시기에, 나는 산에 우뚝 설 수 있습니다.

당신이 나를 일으켜 주시기에, 나는 폭풍의 바다를 건널 수 있습니다.

당신의 어깨 위에 있을 때, 나는 강건해 집니다.

당신은 나를, 나의 한계 너머로 일으켜 주십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다 허전함을 느끼고

쉼없이 뛰는 심장은 너무나도 불완전합니다.

그러나 당신이 내게 오시고 내가 경이로움에 충만할 때,

때때로 나는 영원을 봅니다.

 

당신이 나를 일으켜 주시기에, 나는 산 위에 우뚝 설 수 있고

당신이 나를 일으켜 주시기에, 나는 폭풍의 바다를 건널 수 있습니다.

내가 당신의 어깨 위에 있을 때, 나는 강건해 집니다.

당신은 나를, 나의 한계 너머로 일으켜 주십니다.

 

당신은 나를, 나의 한계 너머로 일으켜 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