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송여중 부장 워크숍4-불곡석불좌상(감실할매부처)
탑골에서 나와 박물관 쪽으로 350m만 지나면 보물 제198호인 ‘불곡석불좌상’ 표지판이 나온다. 입구에서부터 석불좌상까지는 얕은 개울물이 함께 하는 걷기 좋은 길이 나온다. 이 길은 사랑하는 사람과 손을 잡고 걸어야만 제 맛이 나는 길이다. 갖고 놀고 싶은 길이기보다는 데리고 살고 싶은 길이다. 갖고 놀고 싶은 길은 싫증이 나면 버리고 다른 길을 찾게 되지만 데리고 살고 싶은 길은 언제든 찾아가고 싶은 길이다.
산죽이 우거진 곳에서 길이 두 갈래로 나누어진다. 여기서 위로 올라가는 길을 택하여 올라간다. 제법 오르막이다. 호흡이 거칠어지려고 할 즈음에 다소곳이 앉아 있는 불곡석불좌상를 만날 수 있다. 올라오는 우리 선생님들이 하나같이 감탄사를 연발한다. 보는 순간 아름다움이 가슴으로 전달되어 입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이 석불은 경주 남산에 남아 있는 신라 석불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신선사 마애불상군, 윤을곡삼존불, 삼화령삼존불, 탑곡 마애불상군, 장창골 애기 부처, 배리삼존불과 함께 신라 석불로는 이른 7세기 전반에 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불곡석불좌상은 높이 3m, 폭 4m 정도 되는 바위에 높이 1.7m, 폭 1.2m, 깊이 0.6m 정도의 감실(龕室)을 파고 그 안에 돋을새김으로 불상을 만들었다. 석불의 높이는 1.4m이다. 불곡석불좌상도 마애불(磨崖佛)에 속한다.
약간 숙인 얼굴에 두 손을 소매 속에 넣고 둥근 얼굴에 부은 듯한 눈과 수줍은 듯한 미소가 친숙하게 느껴진다. 머리에는 할머니가 머리수건을 쓰고 있는 것 같이 두건이 귀까지 덮여 있다. 아마 이것 때문에 사람들이 일명 ‘감실할매부처’라고 불렀을 것이다. 감실할매부처를 가장 운치 있게 보려면 달밤에 올라와야 한다고 한다. 특히 보름달이 뜨는 날이면 주변 경관과 어울려 한 폭의 불국정토를 나타낸다고 한다. 감실할매부처의 아름다운 미소를 가장 잘 보려고 하면 맑은 날 12월 23일이나 24일 12시 30분경이라고 하는데 이때가 동짓날 정오다. 해가 지축에서 23,5도 기울어져 햇빛이 감실 속으로 가장 깊게 비추기 때문이라고 한다.
감실할매부처를 보고 내려오면서 몇 분들에게 지금까지 답사한 곳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이 어디인가를 물어 보았다. 다섯 분에게 물어보았는데 모두가 이곳 감실할매부처라고 답한다. 이유를 물어보니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분위기가 너무 좋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이 부처를 처음 보고 마음에 들어하는 사람은 미적 감각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하는데 오늘 답사 온 우리 부장님들은 다들 미적 감각이 뛰어난 분들인 모양이라고 했더니 다들 기분이 좋은 것 같았다.
여기서 우리나라 절집에서 만날 수 있는 불상에 대하여 정리를 하고자 한다.
◆ 불상의 종류
불상, 곧 넓은 의미의 불교상들은 그 격(格)에 따라 크게 불타(여래상), 보살상, 천, 나한상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불타는 여래라고도 불리는데, 이는 진리를 깨달은 사람이라는 뜻이다. 소승불교에서는 예배 대상이 불교의 창시자인 석가모니불뿐이나 대승불교에서는 불교의 교리가 발전하면서 석가여래상, 비로자나불상,아미타불상 등 다양한 불의 명칭이 나타난다.
보살은 불교의 진리를 깨우치기 위해 수행하는 동시에 부처의 자비행을 실천하여 모든 중생을 교화하고자 노력하는 대승불교의 이상적인 수행자상을 가리킨다. 미륵보살, 관음보살, 대세지보살, 문수보살, 보현보살, 지장보살 등이다.
천이라 함은 불교를 수호하는 신들로 인도의 고대 토착신앙이 불교에 흡수된 것이다. 범천, 재석천, 사천왕, 인왕(금강역사), 팔부중상, 비천 등이 있다.
나한은 부처님을 따르던 제자 등을 말한다.
1. 석가여래상
산스크리트어 '샤카무니(Śākyamuni)'란 '샤카(Śaka)족(族)의 성인'이란 뜻으로 이를 소리나는 대로 한자말로 옮긴 것이 '석가모니(釋迦牟尼)'이다.
인도 초기의 불상은 대부분이 이 석가모니 불상, 곧 석가불이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어느 시대나 석가불이 가장 많이 만들어졌다. 우리나라의 석가불은 삼국시대에는 오른손으로 시무외인(施無畏印)을, 왼손으로 여원인(與願印)을 맺은 입상이 많으며, 좌상은 선정인(禪定印)의 수인을 맺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통일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는 석굴암 본존불처럼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을 맺는 것이 통례이다.
석가불의 협시보살상으로는 문수(文殊)보살상과 보현(普賢)보살상이 좌우로 배치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관음보살상과 미륵보살상 등이 배치되는 경우도 있다. 석가불은 사찰에서는 대웅전의 가운데에 주로 배치되는데, 법화경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을 위대한 영웅, 즉 대웅(大雄)이라 일컫는 데서 유래한다.
2. 비로자나불상
비로자나(毘盧遮那)는 산스크리트어 '바이로차나(Vairocana)'를 소리나는 대로 옮겨 적은 것으로, 태양의 빛처럼 불교의 진리가 우주 가득히 비춘다는 뜻이다.
통일신라 말기에는 석가삼존불과 비로자나불이 동일시되어 석가불의 협시보살인 문수(文殊)와 보현(普賢)보살이 좌우에 배치되는 비로자나삼존불이 만들어졌으며, 고려 이후에는 석가와 노사나불을 좌우 협시로 한 비로자나 삼신불(三身佛)이 성행하였다.
연화장 세계에 살며 그 몸은 법계(法界)에 두루 차서 큰 광명을 내비치어 중생을 제도하는 부처. 천태종에서는 법신불, 화엄종에서는 보신불, 밀교에서는 대일여래라고 한다. 우리나라 절집 현판에 대적광전(大寂光殿), 대명광전(大明光殿), 비로전(毘盧殿), 화엄전(華嚴殿)으로 표기된 절집은 지권인을 한 비로자나불을 모신 곳이다.
통일신라 때는 화엄사상의 융성과 더불어 통일의 상징으로 비로자나불상이 많이 조성되었다. 불국사의 금동비로자나불(국보 26호), 도피안사의 철조비로자나불(국보 63호), 보림사의 철조비로자나불(국보 117호)이 대표적이다.
비로자나불이 맺는 지권인(智拳印)이라는 수인은 비로자나의 위대하고 훌륭한 지혜를 상징하는 것으로 흔히 보리길상인(菩提吉祥印)이라고도 한다. 왼손집게 손가락을 뻗치어 세우고 오른손으로 그 첫째 마디를 쥐고 결가부좌를 한 부처님이 바로 법신불인 비로자나불이다.
5대 적멸보궁에는 이러한 법신불을 모시지 않아도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곧 법신불 즉 비로자나불이라는 뜻이다.
3. 아미타불상
아미타불이 상주하는 극락은 고뇌하는 중생들의 영원한 피안이다. 그곳에는 빛이 있고, 생명이 있고, 행복이 있고 해탈이 있다. 아미타불은 무량한 빛 그 자체이며, 무량한 수명이다. 불교도의 이상향인 서방극락정토를 말함이다.
아미타불은 서방 극락세계에 계시면서 모든 중생들에게 자비를 베푸는 부처로, 신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라도 아미타불을 지극 정성으로 부르면 서방극락의 아름다운 정토(淨土)로 맞이해 간다고 한다. 그래서 중국과 한국과 일본에서는 아미타불만을 특별히 신봉하는 정토종(淨土宗)이라는 종파(宗派)까지 생기게 되었다.
아미타불은 무한한 광명(Amitabha; 無量光)과 무한한 수명(Amitayus; 無量壽)을 보장해주는 부처라는 두 가지 뜻을 함께 지니고 있다. 무량수불(無量壽佛)의 이름은 중국의 남북조시대와 우리나라의 삼국시대에만 쓰이고 그 이후에는 아미타불의 이름이 일반화된다.
아미타불이 봉안되는 불전을 무량수전(無量壽殿), 극락전(極樂殿), 아미타전(阿彌陀殿), 또는 줄여서 미타전(彌陀殿)) 등으로 부른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극락전은 부석사의 무량수전, 부여 무량사의 극락전, 강진 무위사의 극락전, 봉정사의 극락전이다.
4. 미륵(彌勒)불상
미륵은 현재 도솔천(兜率天)이라는 하늘나라에서 보살로 있으면서 56억 7천만 년 뒤 불법이 쇠퇴할 때 이 세상에 여래로 태어나서 못다 구제한 중생을 구제해준다고 한다. 석가여래의 뒤를 이어 이미 부처가 되기로 정해져 있는 미래의 부처인 셈이다. 그래서 미륵은 현재의 모습인 보살상으로도, 미래의 모습인 여래상으로도 표현될 수 있는 특이한 존재이다.
5. 약사여래불상
약사여래는 중생의 질병과 무지의 병을 고쳐주고, 여러 가지 재난을 구제해주고, 옷과 음식을 만족시켜주는 부처로, 대의왕불(大醫王佛)이라고도 한다. 아미타불이 죽음에 대한 공포를 극복할 수 있는 대상이라면, 약사불은 죽음의 원인이 되는 여러 가지 질병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의 대상이다.
약사불은 다른 불상과는 달리 손에 약 항아리를 들고 있어 쉽게 구별된다. 특히
통일신라시대 8세기 후반부터는 오른손으로 항마촉지인을 맺고 왼손에 약 항아리를 든 특이한 형식의 약사불이 유행하였다. 항마촉지인의 약사여래좌상은 중국과 일본에는 없다고 한다.
6. 관음보살상
관음보살은 관세음(觀世音)보살(Avalokiteś vara)을 줄인 말로, 자비의 화신(化身)인 보살 가운데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보살이다. '관세음'이란 글자 뜻 그대로 중생의 고통받는 소리를 듣고 남김없이 구원해 준다는 뜻으로, 광세음(光世音)보살 또는 관자재(觀自在)보살이라고도 한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고통과 두려움으로부터의 구원이야말로 불교의 가장 큰 덕목이며, 그 주체가 바로 관세음보살이다. 중생들의 모든 고난을 구제하고 복덕을 나누어 안락한 세계로 인도해주는 구세주로서의 존재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절에서는 부속 불전에 관음보살상을 안치했을 경우 관음전(觀音殿)이라 부르는 반면, 주불(主佛)로 관음보살상을 모시고 신앙할 때에는 특히 원통전(圓通殿)이라 하여 구별하였다. 순천 선암사와 대구 파계사의 원통전이 대표적이다.
관음보살상에는 백의(白衣)관음, 양류(楊柳)관음, 11면(十一面)관음, 여의륜(如意輪)관음 등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한 관음들이 있다.
7. 지장(地藏)보살상
육도윤회(六道輪廻)에서 고통받는 중생, 특히 지옥의 고통에 허덕이는 중생들을 인도하여 극락정토로 이끌어주는 구세주의 역할을 하는 보살이다. 지장보살은 죽은 후에도 지옥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구원의 대상이었으므로 현실의 고통에서 구제해주는 관음보살과 함께 민중 사이에서 가장 널리 신앙된 보살이다.
지장보살은 다른 보살상과는 달리 민머리의 스님 모습이거나 아니면 머리에 두건을 쓰고 손에 보배 구슬이나 지팡이[석장(錫杖)]를 쥔 모습으로 많이 표현된다.
절에서 지장보살은 명부전(冥府殿)의 주불로 봉안되는데, 이 경우 삼존 형식이거나 아니면 좌우에 지옥의 시왕(十王)을 거느리게 된다.
8. 문수(文殊)보살과 보현(普賢)보살상
문수보살은 지혜의 완성을 상징하고, 보현보살은 지혜의 실천과 이치를 상징한다. 두 보살은 석가불이나 비로자나불의 협시로 많이 조성되었다.
통일신라시대 이후부터 그 규범이 확립되면서 문수보살은 사자를 탄 모습으로, 보현보살은 흰 코끼리를 탄 모습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문수도량은 조선 세조가 등창병으로 고생할 때 오대산 상원사에서 백일기도를 하고 문수동자의 감응을 받아 병이 낫게 된 뒤 유명해졌다.
9. 나한상(羅漢像)·조사상(祖師像)
나한이란 아라한(阿羅漢, Arhān)을 줄인 말로 부처님의 제자라는 뜻이며, 석가모니 부처 생존 당시는 물론 뒷날 여러 나라에서 성자로 추앙받은 위대한 스님들을 망라하여 부르는 말이다.
나한상으로는 10대제자상과 16나한, 500나한 등이 가장 많이 만들어졌는데, 이 가운데 16나한상을 모신 전각을 응진전(應眞殿)이라 불렀다. 또 절에서는 조사전(祖師殿)을 따로 만들어 역대의 위대한 스님들의 조각이나 영정을 모신 예도 많다.
10. 신상(神像)·천(天)
불교에는 불교 세계와 부처를 지키고 중생들을 이롭게 하는 많은 신상들이 있는데, 이들은 대개 인도의 토착신들이 불교화된 것이다. 이들은 하늘에 있는 존재이므로 천(天)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대부분이 바람에 휘날리는 천의(天衣)을 입고 있어 하늘의 존재임을 암시한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인도의 최고신이 불교의 신상으로 변화한 범천과 제석천이며, 그 아래에 사천왕, 다시 그 아래에 팔부신중 등이 있고, 이 외에 문을 지키는 인왕상도 신상의 일종이다.
범천(梵天)과 제석천(帝釋天)은 고대 인도의 최고신인 브라만(Brahman)과 인드라(Indra) 신이 불교에 흡수된 것이다. 인도의 초기 불상에서는 보살상 대신에 범천과 제석천이 좌우 협시로 배치된 삼존불이 많다. 조각으로 표현될 때에는 보살 모습에 손에는 먼지털이 모양의 불자(拂子)를 쥐거나 아니면 금강저(金剛杵)나 정병을 쥐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석굴암의 범천과 제석천 부조상이 가장 유명하다.
사천왕상(四天王像)은 불교 세계의 동서남북 사방을 지키는 수호신을 말한다. 곧 동쪽 지국천(持國天), 남쪽 증장천(增長天), 서쪽 광목천(廣目天), 북쪽 다문천(多聞天)의 사천왕으로 불전이나 탑의 사방을 수호하는 장군의 모습으로 많이 조성되었다. 원래 인도의 사천왕은 여성의 모습이었지만 중앙아시아를 거치면서 신장상(神將像)의 모습으로 변모하였다고 한다. 절에서는 천왕문(天王門)의 내부에 좌우로 2구씩 배치되는데, 이 가운데 북방 다문천은 손에 탑을 쥐므로 쉽게 구별된다.
인왕상(仁王像)은 이왕(二王)이라고도 하고 금강역사(金剛力士)라고도 하는데, 절 문 좌우에서 불법을 수호하는 역할을 하는 신상이다. 원래는 무장하고 손에 금강저(金剛杵)라는 무기를 들어야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석굴암의 인왕상처럼 분노한 얼굴과 근육질의 신체 조형에 주먹으로 치려는 공격적인 자세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다.
팔부중상(八部衆像)은 인도 신화 중의 여덟 신들이 불교에 흡수된 것으로 사천왕의 명령을 받아 직접 전투를 지휘하는 신상이다. 격이 낮은 만큼 석탑에서는 사천왕상 아래쪽에 조각된다. 팔부중은 이름도 일정하지 않고 모습 또한 제각각인 경우가 많은데, 우리나라에서는 대체로 무장한 모습이 많지만 손에 쥔 지물이나 자세가 일정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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