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인간관계를 위한 황금률
-가을에 찾은 엄광산 가야공원-
1학기 중간고사를 마치고 직원연수로 찾은 엄광산이 너무 좋아서 2학기 중간고사를 마치고 다시 찾아 나섰다. 2008년 10월 8일(수) 전형적인 가을 날씨다. 맑은 가을하늘을 상징하는 푸르른 날이다. 서정주시인의 시 ‘푸르른 날’을 가수 송창식이 노래해 히트 친 푸르른 날을 저절로 흥얼거리고 있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저기 저 가을 꽃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드는데‘
노랫말이 절로 생각나는 날이다.
수준별로 산행이 시작된다. 삼삼오오로 산을 오르고 있다. 산 중간에 난 임도 가에 핀 코스모스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어 가을의 정취를 더하고 있다. 산의 7부 능선에서 바라본 부산항은 아름답다. 광안대교가 눈앞에 펼쳐진다. 가시거리가 참 좋다. 멀리 해운대 동백섬도 한 눈에 들어온다. 내려오는 길에서 다른 길을 걸었던 몇 분들과 합류를 하여 내려왔다.
작살나무 열매
부산항
하산길에 만난 사람들
도중에 모 선생님이 ‘교감선생님 학교에서 인간관계를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습미꺼’라는 질문을 한다. 막상 질문을 받고 보니 정확하게 이야기를 해 줄 수 있는 말이 생각이 나지를 않았다. 그래서 나중에 생각 한번 해보고 답을 주겠다고 했다.
모임장소에 도착을 하니 반 정도 도착을 했다. 그리고 조금 있으니 모두 다 모였다. 2시간 정도 등산을 하고 4시가 조금 넘었다. 제법 땀이 많이 났다. 땀 흘리고 나서 마시는 막걸리 한 잔의 맛은 역시 일품이다. 이 맛에 등산을 하는 것일 게다. 봄에 먹어 보았던 오리 불고기를 맛있게 먹었다.
전원 출석이다. 연구정보원에 출장을 간 선생님 한 분만 빠지고 다 모였다. 대단한 응집력이다. 직원연수의 목적 중에서 가장 먼저 우선되는 것은 좋은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다. 좋은 인간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우선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야 된다. 따라서 이러한 직원연수 시간은 반드시 확보가 되어야 한다.
각자 자기 자리 주변사람들과 화기애애한 이야기로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이럭저럭 마칠 시간이 다 되어간다. 이러게 좋은 분위기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우리 학교 최고의 카리스마인 여성 원로 선생님이 한 칼을 뺐다. 이차는 모두 다 쏠 테니 학교 앞으로 모이라고 한다.
이 제안에 많은 사람이 다시 모였다. 음향시설이 좋은 노래주점이다. 같이 노래를 부르면서 다시 분위기가 점점 고조되었다. 나도 무려 세 곡이나 불렀다. 맨 먼저 윤도현의 ‘가을우체국 앞에서’ 그리고 송창식의 ‘푸르른 날’과 ‘우리는’을 아주 열창을 했다. 분위기가 절정일 때 슬그머니 화장실 가는 체하면서 빠져 나왔다. 아무도 몰래 빠져나왔다고 생각되는데 친목회장님이 눈치를 채고 따라 나와서 배웅을 해준다. 그 배려가 기분을 좋게 해 준다. 그동안의 내 경험상 교장, 교감이 눈치도 없이 오래 앉아 있으면 불편한 점이 많았다. 그 경험을 살려 더 놀고 싶은 데도 갈 수밖에 없었다.
집으로 돌아가면서 생각하니 오늘의 직원연수는 성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2차를 혼자서 책임진 선생님께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자기 돈 아깝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런데도 한 턱을 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또 돈만 있다고 되는 것만은 아니다. 그동안 쌓은 인간관계가 없다면 한 턱 쏜다고 다들 따라나서지는 않는다. 그 선생님 덕분에 인간관계가 더 한층 좋아졌음을 그 다음날 출근하고서 확인하였다.
교무실 분위기가 훨씬 더 화기애애해졌다. 몇 분의 선생님이 왜 도망을 쳤느냐고 따진다. ‘눈치도 없는 게 인간이가, 교감이 끝까지 있으면 누가 좋다카나’라고 답을 하니 우리 교감 선생님은 끝까지 같이 있으면 더 좋아한다고 한다. 빈말일지라도 아침부터 기분을 너무 좋게 한다.
학교생활을 하다보면 가장 어려운 것이 바로 인간관계라고 한다. 학교는 다양한 계층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각자 타고난 기질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고 연령층이 다르다. 그리고 살아온 문화적인 배경, 사회적인 배경, 가정적인 배경이 다 다른 사람들끼리 모인 조직이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일반회사와는 다르게 계급이 나누어지지 않고 대부분 동료교사로서 대등한 관계를 이루고 있다. 심지어 스승과 제자가 한 교무실에서 동료교사로 생활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이러한 학교조직에서 인간관계를 원만하게 잘 하려면 어떻게 하면 되는가? 쉽지 않은 이 문제에 대해 나름대로의 생각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심리학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현대 심리학에서의 인간관계는 일반적으로 성장과정에서 경험한 대인관계에 의해 결정된다고 한다. 대인 관계는 부모와 자녀간의 애정관계에서 출발하여, 점차 성장해 감으로써 부모 이외의 사회생활 속에서 자신의 태도나 의견에 강한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타자-친구, 연인, 학교선생님 등-에 의해 결정된다고 한다.
이러한 관점은 인간관계에 대한 보편적 설명에 불과하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해답을 주지를 못한다. 그럼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인간관계는 무엇인가?
인간관계에 관해서는 내가 아는 한 사주이론만큼 명쾌한 해답을 주는 것은 없었다. 사주이론에서는 10간과 12지의 상생 상극관계를 이용하여 명쾌한 해답을 준다.
인간관계는 일간을 기준으로 상생 상극과 지지의 합과 충으로 설명할 수 있다. 실제 임상을 해봐도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문제점이 있다. 다 맞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만큼 인간은 어떤 특정한 이론이나 규칙으로 다 설명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특징 중 하나는 자아실현의 의지이다. 개인의 의지와 노력으로 많은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다.
그 동안 사주에 대해서 연구하고 임상을 해 온 나의 경험으로도 인간관계 역시 타고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간의 의지와 노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좋은 인간관계를 맺는 것은 타고난 품성도 있겠지만 교육에 의해서 다듬어지고 가꾸어질 수 있다고 본다. 즉 개인의 의지와 노력에 의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럼 학교조직에서 좋은 인간관계를 위하여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내 나름대로 터득한 노하우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역지사지(易地思之)다.
황금률(黃金律,Golden Rule)로 잘 알려진 성경의 마태복음 7장 12절에 나오는 구절을 보자.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What you do not want done to yourself, do not do to others”
이 구절이 황금률이라는 별칭을 얻게 된 것은 로마 황제 세베루스 알렉산데르(Severus Alexander, 225-235년 재위)가 이 문장을 금으로 써서 거실 벽에 붙인 데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논어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을 보자.
“己所不欲勿施於人(기소불욕물시어인, 자기가 하고자 하지 않는 것은 남에게도 강요하지 말라)”
이 구절은 논어에서 두 번이나 나온다. 안연편과 위령공편에 나온다. 논어의 핵심어인 인(仁)을 설명하는 내용 중 하나이다.
위의 두 문장을 보면 예수님이나 공자님이나 거의 같은 말씀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요약하면 역지사지(易地思之)인 셈이다. 즉 상대방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라는 것이다. 이 역지사지야말로 인간관계의 제1의 원리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칭찬(稱讚)’이다.
선생님들의 수업연구에 참석해보면 의외로 학생들에게 칭찬을 잘하지 않는다. 아이나 어른이나 모두 다 칭찬을 먹고 사는데 오히려 선생님들의 수업에서 보면 칭찬에 인색한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동료교사와의 관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만든다고 하지 않는가. 칭찬의 효과를 알고 싶거든 지금 당장이라도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에게 진심으로 칭찬을 해 볼 일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칭찬은 반드시 진심으로 해야 한다는 점이다.
세 번째는 ‘웃음 띤 얼굴로 친절하게 인사 잘하기’다.
우리 속담에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라는 말이 있다. 늘 웃음 띤 얼굴로 인사를 잘하는데 어느 누가 싫다고 하겠는가. 너무나 당연한 가장 기본적인 인간관계의 시작이 인사다.
네 번째는 적극적 ‘경청(傾聽)’이다.
내 말만 할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말을 존중하고, 귀를 기울이고 주의 깊게 듣는 태도이다. 학교생활을 하다보면 선생님들 중에도 자기 말만 하다가 상대가 말을 하면 자르거나 가버리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이런 분은 인간관계에서 빵점짜리인 것이다. 내 말도 중요하지만 상대의 말도 들어주는 것, 나아가 상대의 말을 더 적극적으로 들어주는 것이 인간관계의 근간이다.
다섯 번째는 ‘건강(健康)’이다.
내가 건강해야만 항상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어 남에게도 베풀어 줄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긴다. 좋은 인간관계를 맺으려면 내 그릇이 커야 베풀 수가 있고, 내 그릇을 키우기 위해서는 건강해야 한다.
여섯 번째는 ‘피하라’이다.
그 동안 살아오면서 경험한 바로는 아무리 노력을 해도 대화도 안 되고 모든 것이 근본적으로 싫은 사람이 있다. 이런 경우는 부딪치지 않고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부딪치면 충돌만 일어날 뿐이다. 나의 경우 이런 충돌을 참지 못하여 지금까지도 욕을 들어 먹고 있다. 이런 사람은 피하는 것이 가장 상책이라는 것을 알고, 피하고 난 뒤로부터는 욕을 먹지 않고 있다. 이런 사람들과는 최소한의 인간관계만 하자. 억지로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인간관계를 개선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고 선입견에서 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애기애타(愛己, 愛他)’이다.
인간은 결점투성이다. 결점이 없는 인간이란 없다. 결점투성이인 나 자신도 사랑하고 결점투성이인 다른 사람도 사랑하는 것이야말로 인간관계의 최고의 경지일 것이다.
이상과 같이 나름대로 인간관계에 대해 정리를 해 보았다. 이것을 참조로 해서 실행을 한다면 좋은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다.
아무쪼록 자율의지에 의해 만난 사람들이 아니고 필연에 의해 만난 사람들이니 좋은 인연을 맺는 것이 좋지 악연을 맺어서는 안 될 것이다.
내 사람이여
내가 너의 어둠을 밝혀줄 수 있다면
빛 하나 가진 작은 별이 되어도 좋겠네
너 가는 길마다 함께 다니며
너의 길을 비추겠네
내가 너의 아픔을 만져줄 수 있다면
이름없는 들의 꽃이 되어도 좋겠네
음- 눈물이 고인 너의 눈 속에
슬픈 춤으로 흔들리겠네
그럴 수 있다면 그럴 수 있다면
내 가난한 살과 영혼을 모두 주고 싶네
내가 너의 사랑이 될 수 있다면
노래고운 한 마리 새가 되어도 좋겠네
너의 새벽을 날아다니며
내 가진 시를 들려 주겠네
그럴수 있다면 그럴수있다면
이토록 더운 사랑하나로
네 가슴에 묻히고싶네
그럴 수 있다면 그럴 수 있다면
네 삶의 끝자리를 지키고 싶네
내 사람이여 내 사람이여
너무 멀리 서있는 내 사람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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