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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인문학 여행

by 황교장 2012. 11. 26.

 

인문학 여행

 

2012년11월 29일 3시 10분부터 100분간 부산광역시 교육청과 울산광역시 교육청 감사담당 공무원 48분을 모시고 경주 한화호텔에서 '인문학 여행'이라는 제목으로 특강을 했다. 처음은 '황도사의 사주여행'으로 할 예정이었으나 담당장학사께서 제목을 조금 바꾸었으면 어떨까라고 문의해왔다. 이분 역시 사주라는 단어가 별로 믿음이 가지를 않는 것 같다. 그래서 명리학이 인문학의 범주에 속하기에  인문학을 쓰기로 했다.

  인문학은 자연과학과 대립되는 영역이다. 자연과학이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자연현상을 다루는데 반해 인문학은 인간의 가치탐구와 표현활동을 대상으로 한다. 일반적으로 인문학은 문, 사, 철, 즉 문학, 역사, 철학을 포함하는 것이다. 명리학은 인문학의 범주에 속하기에 제목을 '인문학 여행'으로 했다.

 

  내 블로그 이름을 '황도사의 사주여행'에서 '황교장의 명리학 여행'으로 바꾼 데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다. 그동안 여러 사람들로부터 '교장선생님이 도사가 뭡니까? 참 어감이 안 좋습니다.' 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다. 그리고 결정적인 것은 우리 학교 한 학생이 담임선생에게 “우리 교장선생님이 무당이어요?” 라고 진지하게 물어보았다고 한다. 자라나는 학생들이 '도사'라는 단어를 '무당'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주'라는 단어 역시 많은 사람들이 미신처럼  생각하고 있는 경향이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명리학은 사주팔자를 가지고 인간의 운명을 연구하는 것이다. 명리학이라는 용어에 대해는 이런 왜곡된 관념을 별로 가지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황도사의 사주여행'을 용어의 왜곡에서 벗어날 수 있는 '황교장의 명리학 여행'으로 제목을 바꾸었다.

 

 다음은 2012년도 부산 울산 감사담당 공무원 직무연수 강의 자료이다.

 

 

인문학 여행

                                                                                          

 

1. 명리학

 

四柱八字란, 4개의 기둥과 8개의 글자다. 사주(四柱), 즉 4개의 기둥은 자신이 태어난, 년, 월, 일, 시를 말한다. 팔자는 각 기둥의 간지 8개의 글자를 말한다.

명리학이란 태어난 생년월일시를 간지로 환산한 사주팔자를 가지고 운명을 예측하는 학문이다. 따라서 사주팔자를 연구하는 것을 우리나라에서는 명리학(命理學), 일본은 추명학(推命學), 중국은 산명학(算命學) 등으로 부른다.

그렇다면 간지란 무엇인가?

간지란, 천간과 지지를 줄여서 이르는 말이다. 천간은 하늘을 뜻하고, 지지는 땅을 뜻한다.

천간(天干)은 10개로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 기(己), 경(庚), 신(辛), 임(壬),계(癸) 10개이기 때문에 십간(十干)이라고 부른다.

지지(地支)는 12개로 자(子), 축(丑), 인(寅), 묘(卯), 진(辰), 사(巳),

오(午), 미(未), 신(申), 유(酉), 술(戌), 해(亥)의 12가지를 말하며, 그래서 십이지(十二支)라고 부른다.

다시 말해 간지란 십간(十干)과 십이지(十二支)를 이르는 말이다.

10개의 천간이 12개의 지지와 짝을 이루어 60갑자(甲子,. 乙丑, 丙寅, 丁卯.........癸亥)를 만들고 그것으로 사주팔자를 구성하여 인간의 운명을 설명하게 된다.

 

사육신의 한 사람인 성삼문(成三問 1418-1456)의 이름에 대해 비화가 있다.

三問은 3번 물었다는 뜻이다. 성삼문의 외조부는 명리학의 대가로 알려져 있다.

딸이 아이를 낳으려 할 때 2시간만 늦게 낳으면 사주가 좋다는 걸 감지하고,

다듬이 돌로 아이가 나오지 못하게 막고 있으라고 했다. 막고 있던 성삼문의 외조모가 “지금이면 됩니까?”를3번째 물었을 때 “조금만 더 참으라”고 했지만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낳고야 말았다고 한다. 3번 물었다고 해서 삼문이라고 이름 지었다고 전해진다. 그렇지 않았다면 10대에 요절하고 마는 운명이고,

그나마 다듬이돌로 막았으니까 39세까지 살았고 끝까지 참았으면 환갑까지 살았을 것이라고 구전되고 있다.

이처럼 태어나는 시(時)가 중요하다.

특히 시주(時柱)는 말년복과 자식복에 관계가 있다.

 

◆음양오행

일월은 음양이고 화 수 목 금 토는 오행이다. 오행은 서로 다른 다섯 가지의 기운들(목화토금수)이 순환적으로 돌아가면서 우주의 모든 것들을 탄생시키고, 소멸시키는 원초적인 기운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상생(相生) 관계란 木生火, 火生土, 土生金, 金生水, 水生木이다.

상극(相剋) 관계란 木剋土, 土剋水, 水剋火, 火剋金, 金剋木이다.

 

◆ 태양력(절기력)

사주는 절기력을 쓴다. 지구가 실제 태양 주위를 움직인 시간을 사용한다. 태양이 1년 동안 지나가는 경로를 황도(the Ecliptic)라 한다. 이것은 지구의 공전운동으로 인해 태양의 위치가 상대적으로 하루에 약 1도씩 천구 상에서 이동하여 생기는 궤도이다. 따라서 실제로는 지구가 공간상에서 움직이는 길이 황도이다.

 

◆ 사주 사례

건륭제 사주

박정희 사주

김영삼 사주

시 일 월 년

丙 庚 丁 辛

子 午 酉 卯

시 일 월 년

戊 庚 辛 丁

寅 申 亥 巳

시 일 월 년

甲 己 乙 戊

戌 未 丑 辰

 

 

2. 문화유산 답사

가. 불교문화

◆ 탑

석가모니가 열반(涅槃)하여 화장(火葬)을 하니 사리(舍利)가 나왔다. 이 사리를 봉안하기 위해 지은 축조물이 탑의 기원이다. 탑(塔)은 탑파(塔婆)의 준말로 범어인 stupa를 한자(漢字)로 표기한 것이다.

 

  백장암 삼층석탑

 

불국사 석가탑과 다보탑

                                                        탑의 명칭

 

◆ 대웅전(大雄殿)

 석가모니 부처를 봉안한 전각이다. 대웅(大雄)이란 말의 뜻은 인도의 옛말 마하비라를 한역한 것이다. 법화경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을 위대한 영웅(英雄), 즉 대웅(大雄)이라 일컫는 데서 유래한다.

 

                                                  수덕사 대웅전

 

◆ 극락전

 무량수전(無量壽殿), 미타전(彌陀殿)이라고도 한다. 아미타불이 상주하는 극락은 고뇌하는 중생들의 영원한 피안이다. 그곳에는 빛이 있고, 생명이 있고, 행복이 있고 해탈이 있다. 아미타불은 무량한 빛 그 자체이며, 무량한 수명이다. 불교도의 이상향인 서방극락정토를 말함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극락전은 부석사의 무량수전, 부여 무량사의 극락전, 강진 무위사의 극락전, 봉정사의 극락전이다.

 

  봉정사 극락전

 

◆ 적멸보궁(寂滅寶宮)

 부처님이 열반했을 때 몸에서 여덟 말에 해당하는 진신사리가 나왔다. 이 중 자장(慈藏)스님이 중국 오대산에 가서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부처님 가사와 사리 100여과를 받아와서 통도사, 봉정암, 상원사, 법흥사에 나누어 봉안했다. 정암사에는 임진왜란 때 사명대사가 통도사 사리를 나누어 봉안했다고 한다. 부처님의 진신 사리는 곧 법신불(法身佛)로 부처님의 진신이 상주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이는 부처님이 항상 그곳에서 적멸의 낙을 누리고 있음을 상징한다. 그러므로 적멸보궁에는 불상을 봉안하지 않고 불단만 있다. 법신불이란 우주에 충만한 진리를 인격화한 불신(佛身)을 말한다.

 

◆ 비로자나불

 연화장 세계에 살며 그 몸은 법계(法界)에 두루 차서 큰 광명을 내비치어 중생을 제도하는 부처. 천태종에서는 법신불, 화엄종에서는 보신불, 밀교에서는 대일여래라고 한다. 우리나라 절집 현판에 대적광전(大寂光殿), 대명광전(大明光殿), 비로전(毘盧殿), 화엄전(華嚴殿)으로 표기된 절집은 지권인을 한 비로자나불을 모신 곳이다.

 

보림사 대적광전

 

지권인은 왼손집게 손가락을 뻗치어 세우고 오른손으로 그 첫째 마디를 쥐고 결가부좌(結跏趺坐)를 한 부처님이 바로 법신불이다. 5대 적멸보궁에는 이러한 법신불을 모시지 않아도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곧 법신불 즉 비로자나불이라는 뜻이다.

통일신라 때는 화엄사상의 융성과 더불어 통일의 상징으로 비로자나불상이 많이 조성되었다. 불국사의 금동비로자나불(국보 26호), 도피안사의 철조비로자나불(국보 63호), 보림사의 철조비로자나불(국보 117호)이 대표적이다.

 

  보림사 철조비로자나불

 

◆ 선종의 전래

통일신라 구산선문의 전래과정을 보면 다음과 같다.

구산선문이란 선종의 9산을 말한다. 선종의 선의 출발은 석가모니 부처의 수제자라 할 수 있는 마하가섭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부처님이 설법을 하면서 연꽃 한 송이를 들자 가섭 혼자 빙그레 웃었다. 이것이 바로 염화시중(拈華示衆)의 미소이다. 그래서 염화시중의 미소를 선의 시작으로 본다. 스승인 석가모니와 제자인 가섭 사이에 마음과 마음으로, 이심전심의 방법으로 전한 것이 선이다.

인도의 스물여덟 번째 존자인 보리 달마대사가 중국으로 건너오면서 그는 중국선의 첫 번째 조사가 된다. 달마에서 혜가(慧可)-승찬(僧璨)-도신(道信)-홍인(弘忍)-혜능(慧能)으로 계승된다. 이를 일러 ‘33 조사’라 한다.

6조 혜능부터 본격적인 중국선종이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선종은 '불립문자(不立文字)'를 강조한다. 불립문자란 문자에 입각하지 않고, 경전의 가르침 외에 따로 전하는 것이 있다. 사람의 마음을 직접 가리켜, 본연의 품성을 보고, 부처가 된다(不立文字 敎外別傳 直指人心 見性成佛)고 주장한다.

육조 혜능(638-713)은 선종의 법통을 단순히 이어받는 데 그치지 않고 나름대로의 혁신을 주장했다. 그래서 그는 중국 선종의 진정한 창립자로 불린다. 그와 그의 제자들에 이르러서야 중국불교는 인도적인 것에서 벗어나 중국의 성격에 맞게 독자적인 영역으로 변화되었기 때문이다.

7조가 회양(懷讓, 677-744), 8조가 마조도일(馬祖道一, 709-788), 마조의 뒤를 이은 9대조사가 서당 지장이다. 이 지장의 제자가 통일신라에서는 도의선사-홍척국사-적인선사이다.

이중 가장 먼저 서당지장의 제자가 된 이는 도의(道儀)선사다. 도의선사는 784년(선덕왕 5년)에 당나라에 유학해 서당 지장(西堂 智藏)에게 깨침을 받은 승려로 821년에 귀국해 선종을 전파했다. 그렇지만 기존의 승려와 귀족들로 이루어진 왕권 불교의 질서에서 그의 교리는 대접받지 못했다. 선종의 특성인 개인주의적이고 개혁적 성향을 지녀 반체제적, 반권위적 경향이 강했기 때문이다. 결국 도의선사는 때가 아직 이르지 못함을 깨닫고 서라벌을 떠나 설악산 기슭에 진전사를 짓고 40년 동안 선정을 닦고 제자를 가르치다 열반했다. 그의 의발을 전수 받은 염거화상 역시 설악산 억성사에서 주석하며 선지를 폈으나 선문을 세우지는 못했다.

이후 도의의 사상은 염거(廉居)를 거쳐 염거의 제자인 체징으로 전해지면서 체징이 가지산파를 형성하여 구산선문의 제일 윗자리에 두게 되었다.

이처럼 구산산문은 9개의 선종 사원이다. 이는 당나라 유학파 승려들이 들여온 선종이 호족세력과 결합하여 각 지방에 근거지를 두었는데, 그 중 대표적인 9개의 선종사원이 구산산문 또는 구산선문이라고 한다. 최초의 본산은 도의가 개창한 가지산문이고 마지막 본산은 왕건의 스승인 이엄의 수미산문이다. 선종의 개조자들은 대개 지방호족이나 6두품 출신이다. 특히 범일, 무염의 경우는 진골출신이었으나 6두품으로 강등된 경우이다. 구산산문은 다음과 같다.

 

1. 가지산문: 염거화상의 제자인 보조선사가 가지산에 머물러 보림사를 개창하면서 도의의 사상은 비로소 꽃을 피우게 되어 가지산문을 이루었다.

2. 실상산문: 홍척스님이 지리산에 실상사를 창건하여 실상산문을 형성했다.

3. 동리산문: 839년에 당나라에서 귀국한 혜철 스님이 곡성 태안사를 중심으로 동리산문을 이루었다.

4. 사굴산문: 범일스님이 강릉 굴산사에서 사굴산문을 이루었다. 사굴산문은 강릉의 지방호족으로서 진골이었던 김주원의 후손인 명주도독의 후원을 받았다.

5. 봉림산문: 당나라에서 귀국한 현욱 스님으로부터 선풍을 이어받은 심희 스님은 창원에 봉림사를 창건하고 봉림산문을 이루었다.

6. 사자산문: 중국 보원 스님의 선풍을 이어받고 귀국한 도윤의 제자 절중 스님이 스승을 계승하여 영월에 법흥사를 창건하고 사자산문을 이루었다.

7. 희양산문: 830년에 귀국한 혜소의 법을 이어받은 도헌 스님이 문경에 봉암사를 창건하고 희양산문을 개창했다.

8. 성주산문: 호서지방에서는 보철 스님의 선을 이어받은 무염 스님이 보령의 성주산문을 열었다. 성주산문은 보령지방에 대규모 장원을 가지고 있던 김흔의 후원을 받아 개창되었다.

9. 수미산문: 911년(효공왕15)에 중국에서 귀국한 이엄스님은 해주의 수미산에서 광조사를 지어 수미산문을 열었다.

 

쌍봉사 철감선사 부도

 

 

 

연곡사 동부도

 

 

태안사 적인선사부도

 

 

 

나. 유교문화

 

 

◆ 성리학

태극도는 북송 초기의 저명한 도사인 진단이 중국화산의 석벽에 각인했다. 이 태극도를 유학에 접목시킨 것이 성리학이다. 태극도를 설명한 대표적인 예는 주렴계(1017-1073)의 태극도설, 주자(1130-1200)의 태극도설주해, 퇴계의 성학십도, 우암 송시열의 태극문, 한강 정구의 태극문변 등이다.

이 태극도를 인간의 성품에 적용시키면 성리학이 되고, 사람의 운명에 적용시키면 명리학이 된다. 결국 성리학과 명리학은 같은 우주관을 갖고 있고 똑 같은 이념을 갖고 있는 셈이다.

안향 - 정몽주 - 길재 - 김숙자(길재의 제자) - 김종직(김숙자의 아들)으로 이어져 김종직의 제자 중 출중한 인물이 한훤당 김굉필, 일두 정여창(1450-1504) 무오사화의 주역인 김일손(1464-1498) 등이다.

 

 

◆ 퇴계학통의 정맥

  퇴계가 66세(1566)에 요 . 순 . 우 . 탕 . 문왕 . 무왕 . 주공 . 공자 . 주자에 이르는 학문의 요체를 정리한 병명(屛銘,병풍 병, 새길 명)을 학봉에게 손수 써서 준 것을 말한다.

퇴계학통의 정맥은 학봉 - 장흥효 - 이현일 - 이재 - 이상정 - 남한조 - 유치명로 이어지다가 다시 학봉의 11대 종손인 김흥락에게로 이어진다.

 

◆ 사단칠정논쟁

사단칠정논쟁의 시작점은 다음과 같이 시작되었다.

선생이 53세 무렵 옆집에 사는 정지운이 동생을 가르치기 위해 하늘과 인간이 도덕적으로 어떤 관계에 있는지를 그림으로 그렸다. 이 그림을 천명도라고 한다. 이 그림을 선생에게 보여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 달라고 했다. 선생은 한 부분을 고쳐준다.

정지운의 그림에는 “사단은 理에서 생기고 칠정은 氣에서 생겨난다.”는 설명이 붙어 있었다. 선생은 이 부분을 “사단은 理가 드러난 것이고 칠정은 氣가 드러난 것”이라고 고쳤다.

理에서 생겨난다는 표현은 理가 원인이라는 소극적인 의미이지만 理가 드러난 것이란 理가 주인처럼 주체적으로 움직인다는 적극적인 뜻이다.

이 그림을 6년 뒤에 기대승 선생이 보고 퇴계선생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논쟁이 시작되었다.

이 논쟁은 1559년부터 1566년까지 계속되었다. 무려 8년 동안의 논쟁이었다.

이 논쟁은 주희와 육상산 사이의 토론조차도 비교가 안 되는 수준 높은 논쟁이라고 한다.

 

여기서 사단과 칠정을 설명하면

사단(四端)은 사람의 마음에 들어 있는 도덕적 감정이고, 칠정(七情)은 욕망을 포함한 일반감정이다.

사단은 인간의 본성은 착하다고 본 맹자의 성선설에 근거를 한 다음의 네 가지다.

 

1. 남의 어려움을 보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인 측은지심(惻隱之心),

2. 자기의 잘못을 부끄러워하고 남의 잘못을 미워하는 마음인 수오지심(羞惡之心)

3. 남에게 양보하는 마음인 사양지심(辭讓之心)

4. 옳고 그름을 따지려는 마음인 시비지심(是非之心)

 

맹자는 사람이면 누구나 다 이 네 가지를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측은지심이 발전하면 인(仁)이 되고, 수오지심이 발전하면 의(義)가 되고, 사양지심이 발전하면 예(禮)가 되며, 시비지심이 발전하면 지(智)가 된다고 했다. 결국 사단(四端)은 인의예지(仁義禮智)다.

 

칠정(七情)은 예기(禮記)에 나오는 말로

 

1. 희(喜, 기쁨), 2. 노(怒, 노함) 3. 애(哀, 슬픔), 4. 구(懼, 두려움), 5. 애(愛, 사랑), 6. 오(惡, 미움), 7. 욕(慾, 욕심)의 일곱 가지를 말한다.

 

요약하면, 사단은 인의예지(仁義禮智)고, 칠정은 희노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慾)이다.

퇴계선생의 주장은 사단은 언제나 결과가 선이기 때문에 理에서 나오고 칠정은 결과가 선일 수도 있고 악일 수도 있기 때문에 氣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기대승선생은 사단은 理에서 나오고 칠정은 氣에서 나온다는 이기이원론(理氣二元論)에 대한 비판을 다음의 세 가지로 반대 입장을 편다.

 

1. 인간의 마음에는 理와 氣가 같이 들어 있으므로 하나는 理에서 나오고, 하나는 氣에서 나온 것으로 나눌 수 없다.

2. 사단도 감정이고 칠정도 감정이기 때문에 칠정 가운데 선한 부분만 뽑아내면 사단이 된다 . 그러므로 사단을 칠정에 포함시켜야 한다.

3. 氣는 변하는 것이므로 감정의 움직임은 氣의 움직임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다. 理는 변하지 않는 것이므로 움직일 수 없는 理가 드러난 것이 사단이라고 할 수 없다.

 

퇴계선생은 기대승의 반박을 받고 한 발 물러서서 사단은 理가 먼저 움직이면 氣가 따르는 것이고, 칠정은 氣가 움직이면 그 위에 理가 함께 드러나는 것이라고 고쳤다.

논쟁은 결말을 보지 못하고 끝난다. 기대승과 이황은 사단과 칠정이 모두 감정이라는 점에서는 의견을 같이 했다. 하지만 기대승은 이와 기를 나누지 말자는 의견을 끝내 굽히지 않았고 이황도 나누자는 의견을 버리지 않았다.

논쟁을 통해서 퇴계선생과 기대승선생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

 

그러면 퇴계선생이 四端과 七情을 理와 氣로 나누고자 하는 근본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소인(小人)과 군자(君子)를 구분하기 위해서다. 군자는 자신의 인격을 완성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옳다고 생각되면 목숨을 잃더라도 꿋꿋이 실천하는 사람이다. 소인은 자기의 이익만 탐하고, 이익을 위해서는 남을 짓밟고 해치는 자다. 이러한 소인과 군자를 구별하고자 하는 이론적 배경이 사단과 칠정을 바탕으로 한 이기이원론이다.

사단도 기에서 나왔다면 사단도 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사단이 근본적으로 선하다는 이론과 배치가 된다. 그러면 결국 소인과 군자는 구별할 수 없고 같다고 하는 결론이 나온다.

 

그러므로 퇴계선생은 사단(四端)은 理가 발하여 氣가 거기에 따르는 것(理發氣隨之, 이발기수지)이고, 칠정(七情)은 氣가 發하고 理가 올라타는 것(氣發理乘之 기발이승지)이라고 결론은 내린 것이다 이런 견해가 이기호발설(理氣互發設)이다.

이 이론은 주자의 이기이원론(理氣二元論)에서 한발 앞선 이론이다. 퇴계가 세계적인 철학자로 존경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안동이 정신문화의 수도로 자처하는 것도 여기에 있다.

퇴계선생은 인간은 근본적으로 선하다고 보는 성선설에서 그 선한 마음이 사단이라고 보고, 우리가 살면서 겪는 여러 가지 감정 중 나쁜 것도 포함된 것이 칠정이라고 본다. 따라서 본래의 선한 마음이 칠정의 나쁜 마음에 예속되지 않도록 늘 경건하게 마음을 닦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이 퇴계선생의 경(敬) 사상의 바탕이다.

 

퇴계선생이 직접 가르친 제자가 310명이나 된다고 한다. 이분들이 대를 이어서 계속 이러한 정신을 계승 발전시켰다. 안동 일대의 의병운동과 독립운동을 한 분들은 거의 모두 다 퇴계선생과 직, 간접으로 관련이 있다. 결국 위대한 스승 한 분이 나라의 생존과 발전에 밑거름이 되었다는 것이다. 퇴계선생의 이기호발설에 바탕을 둔 선비정신이 이 나라를 살린 것이다.

 

대성전 위패 봉안도

 

다. 풍수

이중환선생은 ‘택리지’의 ‘복거총론’에서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을 정하는 데에는 네 가지의 기본 조건이 있다고 주장한다. 지리(地理), 생리(生利), 인심(人心), 산수(山水)다. 이 네 가지 중에서 한 가지라도 모자라면 살 만한 곳이 못 된다. 지리(地理)가 아무리 좋아도 생리(生利)가 부족하면 오래 살 만한 곳이 못 되고, 생리(生利)가 아무리 좋아도 지리(地理)가 나쁘면 또한 오래 살 만한 곳이 못 된다. 또 지리(地理)와 생리(生利)가 모두 좋아도, 인심(人心)이 좋지 못하면 후회할 일이 생길 것이고, 가까운 곳에 경치 좋은 산수(山水)가 없으면 정서를 키우지 못한다고 주장을 한다.

여기서 첫째인 지리는 풍수를 말한다. 지리는 먼저 수구(水口, 집 앞에 물이 드나드는 입구를 말하는데 입구가 좁아야 좋다.)를 보고, 그 다음은 들의 모양을 본다. 다음으로 산의 모양을 보고, 그 다음으로 흙의 빛깔을 보고, 그 다음은 조산(朝山, 멀리 앞으로 보이는 산)과 조수(朝水, 앞으로 흘러드는 강)를 본다.

두 번째가 생리다. 생리는 그 땅에서 얻어지는 생산품이다. 즉 살아가는 데 필요한 물자다. 따라서 비옥한 땅이어야 한다.

셋째가 인심이다. 이는 마을 사람들의 성품이 착하고 인심이 좋은 곳을 말한다.

넷째가 산수다. 즉 경치가 아름다워야 한다.

“우리나라 지세는 동쪽은 높고 서쪽은 낮다. 그리고 산골짜기에서 발원한 강물은 유유히 흐리지 않고 쏟아지듯 급히 흐르는 경향이 있다. 대체로 강가에 정자를 지으면 지리의 변화가 많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러나 시냇가에는 평온하고 아름답고 시원하고 깨끗한 운치가 있는데다 물을 끌어 들여 농사 짓는 편리함이 있다. 그래서 ‘바닷가에 사는 것이 강가에 사는 것만 못하고, 강가에 사는 것이 시냇가에 사는 것만 못하다(海居不如江居 江居不如溪居)’는 것이다.

 

3. 개운법

 

◆ 행복한 삶

․서경(書經) 홍범(洪範)편에 나오는 오복 : 수(壽), 부(富), 강녕(康寧). 유호덕(攸好德) 고종명(考終命)

․서경(書經) 통속(通俗)편에 나오는 오복 : 수(壽), 부(富), 귀(貴), 강녕(康寧), 자손중다(子孫衆多)

․신 오복 : 일 건(健), 이 처(妻), 삼 재(財), 사 사(事), 오 붕(朋)

 

 

◆ 겸손(謙遜)

주역의 64괘에는 모두 길흉화복(吉凶禍福)이 같이 존재하는데 오직 주역의 열다섯 번째 괘인 지산겸(地山謙)만이 흉과 화가 없고, 길과 복만 있다.

 이처럼 지산겸(地山謙)괘는 매력적이다.

지산겸(地山謙)괘는 위에는 땅이고 아래에는 산이다. 높은 산이 낮은 땅보다 아래에 처하는 모양이다. 즉 땅 아래에 산이 엎드려 있는 모습이다. 이는 지극한 겸손을 나타낸다.

인간이 교만하지 않고 자랑하지도 않고 겸손으로 자기 자신을 낮추면 모든 사람들은 오히려 그를 더욱 더 높여준다.

 

◆ 아유삼보(도덕경 67장)

我有三寶 持而保之 一曰慈 二曰儉 三曰不敢爲天下先 夫慈故能勇 儉故能廣 不敢爲天下先故能成器長 今捨其慈且勇 捨其儉且廣 捨其後此先 死義 夫慈以戰則勝 以守則固 天將求之 以慈衛之(아유삼보 지이보지 일왈자 이왈검 삼왈불감위천하선 부자고능용 검고능광 불감위천하선고능성기장 금사기자차용 사기검차광 사기후차선 사의 부자이전즉승 이수즉고 천장구지 이자위지)

"나에게 세 가지 보물이 있다. 세 보물을 지키고 간직을 한다. 첫째는 사랑함이고 둘째는 검소함이요, 셋째는 섣불리 천하에 나서지 않는 것이다. 무릇 사랑하는 까닭에 용감할 수 있고, 검소하기 때문에 넉넉할 수 있으며, 섣불리 남들 앞에 나서지 않는 까닭에 오히려 남들 앞에서 어른 노릇을 할 수 있다.

반면에 사랑을 버리고 용감해지려고 하고, 검소함을 버리고 넉넉해지려하며, 뒤로 물러남을 버리고 앞서려고만 한다면 죽는다.

무릇 사랑으로써 싸우면 이기고 사랑으로써 지키면 견고하고 하늘이 도와 사랑으로써 지켜 주리라."

 

◆ 좋은 인간관계

첫째, 역지사지(易地思之)다.

황금률(黃金律,Golden Rule)로 잘 알려진 성경의 마태복음 7장 12절에 나오는 구절을 보자.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What you do not want done to yourself, do not do to others”

이 구절이 황금률이라는 별칭을 얻게 된 것은 로마 황제 세베루스 알렉산데르(Severus Alexander, 225-235년 재위)가 이 문장을 금으로 써서 거실 벽에 붙인 데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논어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을 보자.

“己所不欲勿施於人(기소불욕물시어인, 자기가 하고자 하지 않는 것은 남에게도 강요하지 말라)” 이 구절은 논어에서 두 번이나 나온다. 안연편과 위령공편에 나온다. 논어의 핵심어인 인(仁)을 설명하는 내용 중 하나이다.

위의 두 문장을 보면 예수님이나 공자님이나 거의 같은 말씀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요약하면 역지사지(易地思之)인 셈이다. 즉 상대방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라는 것이다. 이 역지사지야말로 인간관계의 제1의 원리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칭찬(稱讚)’이다.

선생님들의 수업연구에 참석해보면 의외로 학생들에게 칭찬을 잘하지 않는다. 아이나 어른이나 모두 다 칭찬을 먹고 사는데 오히려 선생님들의 수업에서 보면 칭찬에 인색한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동료교사와의 관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만든다고 하지 않는가. 칭찬의 효과를 알고 싶거든 지금 당장이라도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에게 진심으로 칭찬을 해 볼 일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칭찬은 반드시 진심으로 해야 한다는 점이다.

 

세 번째는 ‘웃음 띤 얼굴로 친절하게 인사 잘하기’다.

우리 속담에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라는 말이 있다. 늘 웃음 띤 얼굴로 인사를 잘하는데 어느 누가 싫다고 하겠는가. 너무나 당연한 가장 기본적인 인간관계의 시작이 인사다.

 

네 번째는 적극적 ‘경청(傾聽)’이다.

내 말만 할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말을 존중하고, 귀를 기울이고 주의 깊게 듣는 태도이다. 학교생활을 하다보면 선생님들 중에도 자기 말만 하다가 상대가 말을 하면 자르거나 가버리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이런 분은 인간관계에서 빵점짜리인 것이다. 내 말도 중요하지만 상대의 말도 들어주는 것, 나아가 상대의 말을 더 적극적으로 들어주는 것이 인간관계의 근간이다.

 

다섯 번째는 ‘건강(健康)’이다.

내가 건강해야만 항상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어 남에게도 베풀어 줄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긴다. 좋은 인간관계를 맺으려면 내 그릇이 커야 베풀 수가 있고, 내 그릇을 키우기 위해서는 건강해야 한다.

 

여섯 번째는 ‘피하라’이다.

그 동안 살아오면서 경험한 바로는 아무리 노력을 해도 대화도 안 되고 모든 것이 근본적으로 싫은 사람이 있다. 이런 경우는 부딪치지 않고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부딪치면 충돌만 일어날 뿐이다. 나의 경우 이런 충돌을 참지 못하여 지금까지도 욕을 들어 먹고 있다. 이런 사람은 피하는 것이 가장 상책이라는 것을 알고, 피하고 난 뒤로부터는 욕을 먹지 않고 있다. 이런 사람들과는 최소한의 인간관계만 하자. 억지로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인간관계를 개선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고 선입견에서 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애기애타(愛己, 愛他)’이다.

인간은 결점투성이다. 결점이 없는 인간이란 없다. 결점투성이인 나 자신도 사랑하고 결점투성이인 다른 사람도 사랑하는 것이야말로 인간관계의 최고의 경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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